나란히 기업공개(IPO)에 도전한 원스토어와 태림페이퍼가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두 회사 모두 공모 철회 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황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원스토어는 전날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진행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100대1을 밑도는 경쟁률을 거뒀다. 모집액 이상의 매수 주문을 채웠지만 흥행했다고 보긴 어렵다. 희망 공모가(3만4300~4만1700원) 수준으로 가격을 써낸 기관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주관사단이 2만8000원 정도로 가격을 써주길 요청하는 분위기였다"며 "연기금, 공제회, 자산운용사 등은 2만원대 초반 정도가 적정하다고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수요예측을 진행한 태림페이퍼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기관들의 참여가 크게 저조해 이날 오후 4시 긴급대책회의를 열기도 했다. IB업계에선 태림페이퍼의 흥행 부진이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라 보고 있다. 목표 기업가치가 높았던 데다 구주 매출 물량도 많았기 때문이다.
태림페이퍼는 이번 공모에서 810만4000주를 모집했으며 신주 발행과 구주 매출 비율을 각각 60%, 40%로 잡았다. 구주 매출 대상은 세아상역이 보유한 태림페이퍼 지분이었다. 기관들 사이에선 세아상역이 2020년 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를 인수한 뒤 재무 부담을 낮추고자 상장에 나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골판지 원지 업체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5~6배 안팎인 걸 감안하면 10배 이상 제시한 태림페이퍼 측 목표 가격이 지나치게 높았다"고 평가했다.
기업가치 논란이 적지 않았던 데다 증시 부진까지 겹쳐 투자자들이 주문을 꺼렸다. IB업계에선 두 회사가 모두 공모를 철회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보고 있다. 원스토어는 앞서 기업설명회를 진행하며 '상장 철회는 없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기관에 배정된 모집 물량을 못 채우면 상장 강행이 불가능하다. 태림페이퍼의 경우 사실상 공모를 철회하는 방향으로 결정지은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태림페이퍼는 익일 오전 회의를 열고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