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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리볼빙 잔액이 최근 1년새 17%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볼빙 잔액이 크게 늘면 서민경제에 부실 징후로 해석할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이 바짝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결제성 리볼빙 이용 잔액은 지난해 말 14조8489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17.8%로 가팔랐다. 관련 통계를 공식 확인할 수 있는 2008년 3월 이후 연간 기준 리볼빙 증가율을 보면 금융위기 당시(26.3%)를 제외하면 지난해 증가율은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한,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 실적(일시불+할부) 증가율이 13.4%인 점을 감안하면 신용카드 이용 실적보다 리볼빙 잔액이 더 빠르게 늘었다.
최근 5년 추이만 봐도 지난해 리볼빙 잔액 증가율은 심상치 않다.
2017년 말 10조555억원이었던 리볼빙 잔액은 2018년 11조4226억원으로 13.6% 늘었다. 이후 2019년 말 12조9599억원으로 전년 보다 13.5% 증가했다가 2020년 말에는 12조6031억원을 기록해 2.8% 감소했다. 그러다 지난해 14조8489억원으로 리볼빙 잔액이 다시 급증하며 증가율이 17%를 넘어섰다.
리볼빙은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일시적으로 신용카드 대금 상환이 어려울 경우 잘 활용하면 연체 없이 다음 달로 이월할 수 있는 서비스다. 때문에 사실상 연체로 보는 시각도 있다. 리볼빙 잔액 규모가 커지면 신용카드 대금 상환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만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나 다름 없다고 보는 것이다.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면 당장 신용카드 대금 상환 부담을 줄일 수는 있지만 수수료가 금리로 환산하면 무려 연 20%에 달한다. 급한 유동성 숨통은 틔울 수 있지만 대가가 혹독하다.
리볼빙 서비스 이용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증가세다. 리볼빙 서비스 이용자는 2018년 말 266만명, 2019년 말 284만명으로 증가하다가, 2020년 말 269만명으로 감소했고, 지난해 6월말 274만명으로 다시 늘었다.
저신용·서민 급전 시장인 대부업 시장에서는 이미 취급한 신용대출 가운데 1조원 상당이 부실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부업체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4조7593원인데 이 가운데 1조원이나 부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들에게 대출을 중개하는 복수의 대부중개업자 말을 들어보면 정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지원한 대출 만기연장·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오는 9월까지 4차례나 연장된 데 따른 '깜깜이' 부실을 감안할 때 이 조치가 끝
대부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 등에 대한 대출 상환유예 조치가 완료되는 9월 이후 문 닫는 대부업체가 많아질 것"이라며 "터질 게 터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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