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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그룹 16개사의 시가총액 합계가 작년 12월 말 669조6217억원에서 올해 4월 말 599조3098억원으로 10.5% 빠졌고, SK그룹 20개사의 시가총액 합계는 같은 기간 210조6856억원에서 181조5304억원으로 1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은 70조원, SK그룹은 29조원 빠졌지만 SK그룹의 하락폭이 시총 대비 더 큰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9.49% 하락한 것과 비교해 두 그룹사의 주가가 더 빠졌다. 삼성과 SK그룹의 주가 하락은 반도체 업종이 이끌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467조원에서 402조원으로 65조원 떨어졌고, SK하이닉스는 95조원에서 81조원으로 14조원으로 빠졌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대도시 봉쇄 등 매크로(거시경제) 변수 탓에 주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원화값 약세가 이어지면서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이며 대형주인 삼성전자를 집중 매도하고 있다.
작년 3월 물적분할 후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같은 기간 17조원에서 10조원으로, 작년 5월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11조원에서 9조원으로 하락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가 많이 빠졌는데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백신 위탁생산이 코로나19가 정점을 찍고 줄어들면서 주가가 고점 대비 3분의 1토막 났다.
SK쉴더스와 원스토어 등을 보유하고 있는 SK스퀘어도 작년 11월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 후 재상장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추락했다. SK스퀘어는 같은 기간 9조원에서 7조원으로 빠졌다. 게다가 SK쉴더스가 지난 6일 상장을 철회하면서 이날 SK스퀘어는 장중 4만635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과 SK그룹에서 같은 기간 1조원 미만 규모로 시가총액을 키운 계열사도 몇몇 있었다. 금리 인상 수혜주인 삼성생명(1.5%)·삼성화재(3.9%)·삼성카드(6.1%)가 올랐고, 정부의 정책 수혜주인 삼성엔지니어링(13.5%)·삼성중공업(6.8%)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수혜주인 호텔신라(4.1%)·제일기획(10.7%) 주가가 올랐다. SK그룹은 SK(6.7%), SK리츠(16.5%), SK렌터카(10.2%)가 상승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룹 전체 시가총액은 매크로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며 "고환율·고금리·고물가 환경 속에서 무형 자산 중심의 산업보다는 에너지 등 유형 자산 산업의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그룹의 시가총액은 128조원에서 121조원으로 5.9% 빠지는 데 그쳤다. 그룹 내 비중이 가장 큰 현대차가 11%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