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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6일(현지시간) 미국 금융정보업체 모닝스타 집계를 보면, 올해 1~4월 미국 방어주 ETF로의 자금 순유입 금액이 503억6000만달러(약 64조원)를 기록해 직전 연도 순유입액(421억9000만달러)을 뛰어넘었다. 라이언 잭슨 모닝스타 패시브펀드 연구원은 "올해 경기 방어주 ETF로의 자금 순유입액은 연간 최고치였던 2020년(750억달러) 기록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경기 방어주는 침체 상황에서 주가 낙폭이 작거나 오히려 수익을 낼 만한 종목을 말한다. 귀금속(금)과 미국 국채, 에너지와 유틸리티, 헬스케어와 필수 소비재, 리츠(부동산 투자 신탁) 관련주가 대표적이다.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국채는 파산 우려가 작다는 점에서 안전자산으로 통한다. 필수 소비재와 주택 리츠 등 관련주는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수요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방어주로 꼽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상장기업들 주가수익률을 부문별로 보면, 올해 연중 기준 기술 부문이 19% 떨어진 반면 경기 방어 부문인 에너지(45%), 유틸리티(0.7%), 필수 소비재(0.6%)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뉴욕 증시 낙폭이 본격적으로 커진 4월 경기 방어주 ETF 중 자금 순유입세가 두드러진 부문도 필수 소비재, 헬스케어, 유틸리티 등이다.
다만 경기 방어 ETF가 항상 선방하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최근 한 달(4월 8일~5월 6일) 동안 '대형주 중심' 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가 각각 8.13%, 11.42% 떨어졌는데 같은 기간 '반에크 금 채굴' ETF(GDX·-13.69%), 부동산 XLRE(-9.74%), 헬스케어 XLV(-9.14%)는 낙폭이 더 두드러졌다. 같은 ETF 내에서도 종목별로 편차가 크다. 필수 소비재 ETF인 XLP는 최근 한 달간 2.54% 시세가 하락했다. 구성 종목을 보면 담배업체 알트리아 주가가 같은 기간 4.55% 오른 반면 유통업체 크로거 주가는 12.68% 떨어졌다.
이 때문에 같은 경기 방어주 중에서도 배당성향이 높은 고배당 ETF가 유리할 수 있다. 대표적인 ETF로는 '아이셰어스 코어 고배당'(HDV)이 있는데 최근 한 달 시세가 2.90% 떨어졌지만 S&P500지수나 일반 경기 방어 ETF에 비하면 낙폭이 현저히 작다. HDV 주요 구성 종목은 석유기업 엑손모빌과 셰브론, 헬스케어 부문 애브비와 존슨앤드존슨, 필수 소비재 부문 프록터앤드갬블과 담배업체 필립모리스 등이다.
월가에서는 올여름께 주식시장이 한 번 더 급락할 것이라는 비관론과 그간 급락한 우량 기술주를 저점 매수할 기회가 오고 있다는 낙관론이 엇갈린다.
브루넬로 로사 로사&루비니 최고경영자(CEO)는 "올여름 추가로 대규모 매도가 이뤄지면서 뉴욕 증시가 다시 한번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면서 "유로존과 미국은 어떤 형태로든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돼 성장 관점에서 글로벌 경제 펀더멘털도 재평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대표적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와 공동으로 로사&루비니를 창업했다. 반면 번스타인증권은 지난주 투자 메모를 통해 "반도체와 빅테크를 적립식으로 저점 매수할 기회"라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