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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통화정책(기준금리)을 책임지는 한국은행으로서는 당장 이달부터 부담이 커지게 됐다. 미 연준과 기준금리 인상 스텝을 어느정도 맞춰야 내외 금리차를 줄일 수 있어서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한은의 회의는 이달 26일로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으로는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이 아닌 급등하는 물가, 늘어나는 가계부채에 당장 대응해 한은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카드를 만지작하는 상황이다. 이런 만큼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음), 빚투(빚내서 투자), 코로나19로 빚이 불어난 자영업자 등은 나쁜 이자가 불어나는 것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 연준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0.5%에서 0.75~1.0%로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기준금리를 통상적 조정 폭인 0.2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 인상한 것은 닷컴 버블 사태를 맞은 지난 2000년 5월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연준은 다음 달부터 보유 채권을 매각하는 대차대조표 축소에도 착수한다. 경기 둔화에 대응하는 양적 완화 정책에서 돌아서 긴축 정책으로 시중 유동성을 조인다는 것이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물가를 낮추기 위해 향후 두어 번의 회의에서 0.50%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더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연간 기준으로 8.5% 상승했다. 이는 1981년 이후 40여년 만에 가장 가파른 수준이다.
올해 FOMC 회의는 6월과 7월, 9월, 11월 12월 등 5차례 남겨 두고 있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6월과 7월 연속으로 또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당장 이달을 포함해 7월과 8월, 이어 10월, 11월 등 통화정책방향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전체회의를 5차례 앞두고 있다. 앞서 지난달 25일 취임 후 처음 기자간담회를 가진 이창용 한은 총재는 5월과 7월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 "데이터를 더 보고 결정하겠다"면서도 물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 3일에는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 가까이 치솟자 한은은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서둘러 개최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물가 수준을 감안하면 당분간 한은 금통위 전체회의 때마다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심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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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 시한폭탄 재깍재깍…9월 이후 부실 터질 듯
우리나라 가계빚은 한은의 공식 집계로 지난해 12월말 기준 1862조1000억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가계의 이자부담이 18조원 넘게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현재 연 1.50%인 기준금리가 연내 2%를 웃돌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같은 기대심리가 시장금리에 반영되면서 대출금리는 오름세다. 지난 3월 은행권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만 해도 연 4%에 바짝 다가서며 7년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한은이 발표한 가장 최근 금리 관련 통계인 '2022년 3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 3월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 대비 0.05%포인트 오른 연 3.98%를 기록하며 4%에 근접했다. 이는 10개월 연속 오름세이며, 2014년 5월(연 4.02%) 이후 7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중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장단기 지표금리 상승 등에 기인해 연 5.46%로 전월에 견줘 0.13%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의 비중이 가장 큰 가운데 일부 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은 이미 연 6%를 넘어 연 7%를 향해 가고 있다. 주담대 금리가 연 6%를 넘어선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이다.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과 4월까지 4차례 걸쳐 모두 1%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렸다.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하고 있고 가계대출의 70% 이상이 금리 인상에 취약한 변동금리 대출인 만큼 가계의 이자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지원한 대출 만기연장·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오는 9월까지 연장되는 등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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