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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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증권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 증시에서 올해는 "5월에 버텨라(Stay in May)"가 옳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기존 격언이 통할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5월 3~4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선 금리 50bp(1bp=0.01%포인트) 인상이 유력하다. 빅스텝을 밟는다는 연준, 멈추지 않는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위기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5월엔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반면 뉴욕 증시가 충분한 조정을 받았고 금리 인상이나 양적 긴축 우려가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으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우선 최근 샘 스토벌 CFRA 수석전략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적인 데이터가 5~10월 구간에 증시가 좋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이는 중간선거가 있던 해에 특히 심했다"며 "1992년부터 중간선거가 있던 해의 5~10월 구간은 S&P500지수가 평균 3.4%나 조정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필수소비재와 헬스케어 분야만이 5~10월 평균 5.6%의 수익을 줬다"고 덧붙였다.
또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연구원도 최근 S&P500지수가 단기적으로 3800까지 떨어질 수 있고, 심지어 3460선까지도 조정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시장이 매우 선택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자금이 앞으로 어떤 분야로 이동할지 알 수 없다"면서 "통상 이런 일이 있을 때 주식 하락을 동반하면서 지수가 급락해왔다"고 분석했다.
반면 마르코 콜라노비치 JP모건 연구원은 미국개인투자자협회(AAII) 설문 결과가 2009년 3월 이래 가장 부정적으로 나타났다는 데 주목했다. 최근 AAII가 회원 15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59.4%가 향후 6개월간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콜라노비치 연구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심리가 최악으로 떨어졌던 2009년 3월엔 글로벌 금융위기로 S&P500지수가 바닥을 찍은 뒤 연말까지 23%나 상승했다. 올해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콜라노비치 연구원은 "투자자 심리가 최악을 달리고 있다"며 "하반기 세계 경제 성장이 회복될 것이고, 미국 경기도 잠시 주춤하고 있을 뿐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우려했던 것보다 선방한 1분기 기업 실적과 합쳐진다면 증시는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에너지와 필수소비재 관련 업종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JP모건은 에너지 업종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JP모건은 S&P500 기업 중 에너지 기업들의 시가총액 비중이 4%에 불과하며 모든 기업가치 평가 지표가 저렴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에너지 기업들은 실적 상향이 계속되고 있어 증시에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S&P500 기업 중 이익 상향 기여도(예상 순이익 전망의 전월 대비 변화율) 상위 종목 15개 중 11개가 에너지 기업이었다. 유가가 연초부터 오르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한층 더 오르며 고공 행진을 지속하자 에너지 업종도 수혜를 보는 모양새다.
특히 월가에선 올해 주가가 약 36% 오른 엑손모빌을 주목하고 있다. 엑손모빌은 경쟁사인 셰브론에 비해 친환경 투자 등이 적어 한때 비판을 받았지만 최근 고유가 행진에 따라 석유 중심 사업구조가 오히려 강점이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골드만삭스는 최근 엑손모빌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목표주가를 103달러에서 104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다운스트림 사업에서 엑손모빌은 일간 460만배럴이라는 정제 능력을 갖춰 셰브론을 압도하고 있고, 업스트림 사업에서도 원유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프로젝트에 다수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실적이 견조하고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필수소비재 업종도 주목을 받았다. 특히 대표적인 필수소비재 기업인 코카콜라는 1년간 약 16.45% 올랐고 지난달 21일엔 66.21달러에 마감하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필수소비재 업종은 인플레이션 방어가 가능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 1분기 실적에서도 필수소비재 기업들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을 판가로 전가하면서 호실적을 나타낸 바 있다.
이신영 KB증권 연구원은 "4월과 마찬가지로 방어주인 필수소비재와 인플레이션 수혜로 실적 상향세가 이어지고 있는 에너지 업종이 가장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5월 FOMC에서 50bp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어 오히려 오는 6월이나 7월 예정된 FOMC를 더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6월이나 7월 FOMC에선 75bp 이상 금리를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 Watch)에 따르면 5월 FOMC에서 금리가 50bp 올라 75~100bp가 될 확률은 약 98.7%다. 6월 FOMC에서 금리가 150~175bp까지 오를 확률은 94.5%다.
[이종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