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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 관련주인 HMM은 유가증권 시장(코스피)이 0.28% 하락했는데도 전 거래일 대비 1.94% 상승했다. 건화물(벌크)선 관련주인 팬오션도 이날 3.75% 올랐다. 지난달 초와 비교해도 HMM과 팬오션 주가는 각각 13%, 11% 상승했다. 해외 해운주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미국 증시에 상장한 이스라엘 컨테이너선 업체 '짐 인터그레이티드 해운 서비스' 주가도 5거래일 동안 바닥에서 15% 반등했다.
최근 중국 당국이 반도체, 자동차 등 기업들이 포함된 조업 재개 화이트리스트를 발표하는 등 봉쇄 정책을 완화하는 모습을 보이자 해운주들이 반등에 나서는 모습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상하이의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만명 이하로 내려가는 등 8일째 감소하고 있다며 당국이 봉쇄 완화에 나설 것이라고 지난 1일 보도했다.
앞서 해운주들의 주가는 지난 3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경제 수도 상하이 봉쇄 소식에 급락한 바 있다. 상하이 봉쇄는 컨테이너선 업체들의 수익성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의 하락세를 가속시켰다. SCFI는 현재 15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벌크선 운임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는 최근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거의 반 토막 수준이다.
다만 국내 해운 업체들은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 잔치가 예고돼 있다. 운임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과거와 비교했을 땐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2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 관련주인 HMM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증권가 추정치(컨센서스)는 2조5580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51% 증가한 것이다. 팬오션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10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그럼에도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주가는 상승 모멘텀을 얻지 못했다. 전형적인 주가와 실적의 디커플링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선 "실적은 최고인데 주가는 지지부진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향후 상하이 봉쇄가 전면 해제된다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억눌렸던 화물 수요가 폭발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지난해 하반기에 해운주들의 급등을 이끌었던 미국 공급 대란 현상이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 운임이 반등하고 물동량이 증가한다면 기업이 이익을 늘릴 수 있는 두 가지 중요 수단인 가격과 공급량 모두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 운임지수는
업황 개선 기대감에 최근 해운주들의 기관투자자 수급이 개선되고 있다. 최근 일주일 동안 기관투자자들은 HMM, 팬오션 주식을 각각 약 330억원어치, 2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