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중심 투자를 이어간 서학개미들이 최근 하락장에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36.5%였다. 동시에 이들 10개 종목은 지난 한 주(4월 22~29일)새 평균 13.58%나 하락했다.
서학개미들의 4월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콘덕터 불 3X ETF(SOXL),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 △엔비디아, △알파벳A, △아이온큐, △테슬라, △넷플릭스, △AMD, △뱅크오브몬트리올 마이크로섹터스 FANG 3X 레버리지 ETN(FNGU), △마이크로섹터 팡&이노베이션 3배 레버리지 ETN(BULZ) 등이다. 10개 모두 기술주로 4월 한 달간 급락세를 보이자 서학개미들이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SOXL은 1달간 43.07%의 손실을 보였다. 가장 큰 하락세를 보인 FNGU의 손실은 52.34%에 달했다. 개별 종목 중에선 1달간 넷플릭스가 49.48% 하락했고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주가도 32.25%나 떨어졌다.
최근 서학개미들이 올인한 기술주가 조정을 받은 것은 오는 3~4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영향이 크다. 5월 FOMC에서 미국의 50bp(1bp=0.01%p)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면 현금의 현재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미래 현금가치로 밸류에이션을 받는 기술주엔 불리할 수밖에 없다.
맥 카르발류 카디널포인트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실적 시즌엔 기업들이 인플레이션 시기에도 높은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이 열심히 지켜봤다"며 "하지만 결국 모든 투자자들의 머리 속엔 연준의 금리 인상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고 밝혔다. 결국 최근 시장은 금리 인상과 같은 거시경제 이슈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다.
단 향후 기술주들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나스닥100 편입 기업들의 주가는 최근 무너졌지만 이들에 대한 월가 평균 목표주가(12개월 기준)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최근 종가 대비 평균 약 28%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또 향후 12개월간 예상 이익을 바탕으로 계산한 나스닥100 기업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2배 수준으로 지난
팻 버튼 윈슬로우 캐피탈 매니지먼트 대표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메가캡 기술주들의 밸류에이션(기업 가치평가)은 현재 매우 매력적인 사태로 보인다"며 "단 펀더멘탈의 성장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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