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무력화되나"…'왕릉뷰 아파트' 5월 입주 속도낸다[르포]

↑ 인천 검단신도시 예미지트리플에듀(금성백조). 입주 날짜가 이달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 = 안채린 인턴기자]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소송 중인 인천 검단신도시 내 이른바 '왕릉 뷰(View) 아파트'가 입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찾은 검단신도시 아파트 단지는 완공을 코앞에 두고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건설사들이 공사에 속도를 내는 건 문화재청이 승소하더라도 입주가 시작되면 철거가 어렵다는 점을 염두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적 분쟁이 끝나지 않았지만, 건설사들은 계획대로 입주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각 건설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대광로제비앙(대광건영)의 공정률은 99%, 예미지트리플에듀(금성백조)는 94%, 디에르트에듀포레힐(대방건설)은 77% 공사가 진행됐다.
해당 건설사들은 이달부터 준공을 위한 사용검사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건설사는 신청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광건영은 최근 입주자 사전 점검을 마쳤으며 사용검사 예정일을 기존 7월 15일에서 이달 27일로 앞당기겠다며 사업계획 변경 신청을 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이들 건설사의 아파트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사용검사 처리를 보류해야 한다는 공문을 서구청에 보냈다.
당초 검단신도시 예미지트리플에듀는 6월 말, 검단신도시 대광로제비앙은 7월, 검단신도시 디에르트에듀포레힐은 9월로 입주 예정일을 정했으나 입주 날짜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 A씨는 "입주민들 사이에서 예미지트리플에듀의 입주 날짜가 5월 말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말이 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공인중개사 B씨도 "대광로제비앙은 사전점검을 마친 만큼 입주가 이달 중순으로 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들 건설사 대표 3명은 지난해 9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 인근 문화재 보존지역에 허가 없이 아파트를 지은 혐의로 고발됐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20m 이상의 건축물을 지을 경우 문화재청의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한다.
반면 이들은 "아파트 검단신도시 사업시행자인 인천도시공사가 2014년 문화재 관련 허가를 받았고, 이후 서구청의 주택사업 승인을 받아 적법하게 아파트를 지었다"는 입장이다.
문화재청은 이들 건설사가 짓고 있는 검단신도시 3400여세대 규모 아파트 44동 중 19개동의 공사를 중지하라고 명령했으나 법원이 건설사들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공사는 재개됐다.
한편 김포 장릉은 조선 인조의 아버지인 추존왕 원종과 부인 인헌왕후가 묻힌 무덤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조선 왕릉에 포함돼 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 안채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