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요동친 탓에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도 주식 투자에서 손실을 냈다. 지난달 30일 버크셔는 실적 발표 자리를 통해 올해 1분기(1~3월) 모든 부문을 통 틀어 54억 달러 순이익을 거뒀지만 주식 투자 부문에서는 16억 달러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최근 뉴욕증시가 부진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 급등세, 둘째는 '자원 부국'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심화, 셋째는 '세계의 공장' 중국 제조업 지표 부진 여파다.
당장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는 1년 전보다 6.6% 올라 또다시 4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6.4%)도 뛰어 넘었다. 물가 상승세가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실적 발표와 함께 열린 연례 주주총회를 통해 "물가가 얼마나 상승할 지가 문제이지만 아무도 답을 모른다"면서 "인플레이션이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돈을 뜯어낸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 3%대 향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단위:%) |
한편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전면전을 선포할 가능성이 제기돼 증시를 짓눌렀다. 지난달 29일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블라디비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인 5월 9일께 국가 총동원령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특수작전이라는 말 대신 전쟁을 내세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중국 제조업 경기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2년 여만에 또 다시 주저 앉는 분위기다. 경제 중심지 상하이를 비롯해 주요 지역이 봉쇄에 들어간 영향이다. 실제로 지난 30일 중국 국가 통계국 발표를 보면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4를 기록해 지난 2020년 2월(35.7) 이후 2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제조업PMI는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 상황이라고 풀이한다. 앞서 19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성장률을 기존 4.8%에서 4.4%로 하향하기도 했다.
빅테크 주식 매수에 신중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투자사 샌더스 모리스 해리스의 조지 벨 회장은 "6개월 전부터 페이스북·애플·넷플릭스·알파벳 등에 대한 투자 비중을 20%에서 15%로 줄였으며 당분간은 추가 매수를 할 생각이 없다"면서 "나스닥 지수가 지금부터 올 가을까지 최대 10~12% 하락할 수도 있어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11월 미국 중간 선거를 감안할 때 연말에 증시 반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현지 매체 배런스는 UC 버클리 대학의 테리 마쉬 교수 등의 '자산 가격과 중간 선거, 정치적 불확실성에 관한 분석' 논문을 인용해 1871~2015년을 보면 중간 선거가 있는 해에는 뉴욕증시가 중간 선거 이후부터 반등해 연초부터 중간 선거 이전 기간 대비 15.31%포인트(p) 더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하반기부터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메리카 뱅크의 빌 애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급등 탓에 미국 무역 적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불어난 탓에 1분기 미국 경제가 1.4% 역성장했지만 여전히 소비·투자·고용 상황이 좋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올해 미국 경제는 침체가 아니다"면서 "2분기 이후 다시 성장세가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경제가 1분기 역성장을 기록한 2011년과 2014년을 보면, 2분기와 연간 성장률은 플러스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월가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 불확실성과 물가 급등·연준 긴축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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