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사막 모바일. [사진 출처 = 펄어비스] |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전날(28일) 23만3000원까지 떨어지며 상장 이래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했다. 이날은 장초반 3%대 강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연중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11월17일 최고가(58만원)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코스피 시가총액 10위권에 들었던 종목이지만 전날 기준 32위로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넷마블도 전날 9만3100원까지 떨어지며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15.3% 빠졌다.
넷마블은 공매도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이달 1일부터 전날까지 69만345주가 공매도됐다. 이 기간 전체 거래량(276만6249주)의 24.96%가 공매도 거래였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 주가가 내려가면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상환해 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을 뜻한다. 공매도 비중이 높다는 건 그만큼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도 다른 게임주와 마찬가지로 최근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7일 40만6000원까지 떨어지며 신저가를 새로 썼다. 연초 60만원을 웃돌던 주가는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추락하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38% 빠졌다.
펄어비스는 올해 최대 기대작이었던 중국 검은사막M의 성과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에 실망감이 반영됐다. 27일 24.29% 급락 마감한 데 이어 전날도 10% 가까이 떨어지며 이틀 사이 30% 넘게 빠졌다. 올해 1월 13일 장중 기록한 12만600원과 비교하면 약 3개월만에 45%가량 급락했다.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진입하면서 게임주와 같은 성장주에 불리한 환경이 형성됐다. 여기에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지난해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신사업 호재 기대감이 잦아들었고, 신작 부재로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게임사들의 신작 출시 일정도 대부분 하반기에 집중돼있어 한동안 모멘텀 공백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의 PC·콘솔게임 'TL', 크래프톤의 3인칭 서바이벌 호러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 컴투스의 글로벌 인기작 '서머너즈워: 크로니클', 펄어비스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 위메이드의 모바일 MMORPG '미르M' 등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중국의 외국산 게임에 대한 규제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게임주에 부정적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7월 게임을 "정신적 아편"으로 몰아붙인 데 이어 판호 발급을 중단하는 등 게임업체에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8개월 만에 판호 발급을 재개하긴 했으나 새로 판호를 발급한 45개 게임 타이틀 모두 중국 중소 게임업체들의 것이었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외국 게임 판호 발급이 불투명한 상황과 함께 중국에서 허가받지 않은 온라인게임의 생방송까지 전면 금지하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게임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