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일대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서울시 압구정·여의도·목동 아파트지구와 성수동 전략정비구역 등 4곳이 다시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연장 기간은 오는 2023년 4월 26일까지 1년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주택공급을 확대하고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취지로 도입된 제도다. 수많은 부동산 정책 중에서도 초강력 규제로 꼽힌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상가·토지를 거래하려면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주거용의 경우 실거주 목적으로만 이용할 수 있어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매입 후 2년 동안은 매매와 임대도 금지된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안정화 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2차 전용면적 155㎡가 59억원에 손바뀜됐다. 직전 최고가 대비 4억원 비싼 금액이다. 지난주 현대14차 85㎡도 43억원에 계약서를 썼다. 직전 거래가와 비교해 11억2000만원 뛰었다. 현대8차 115㎡는 직전 신고가(37억원)보다 2억원 오른 39억원에 팔렸다. 지난 5일 영등포구 여의도동 화랑아파트 104㎡도 1년 만에 등장한 매물이 21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가는 19억5000만원이었다,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재건축 호재가 뚜렷한 곳이라 사업 진행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도 집주인들이 호가를 내릴 의향이 없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기다렸던 수요자들도 빠져나가거나 어쩔 수 없이 매수대금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지역도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강남구 도곡동 삼성타워팰리스2차 124㎡가 33억5000만원에 소유자를 교체했다. 직전 최고가(19억5000만원)보다 14억원 급등했다. 비슷한 시기에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222㎡가 80억원에 팔렸다. 직전 최고가는 76억원이었다. 반포자이 216㎡도 직전 신고가보다 9억5000만원가량 높은 69억원에 거래를 체결했다. 이 밖에 잠원동 신반포4지구 108㎡(32억7000만원), 반포동 미도아파트 84㎡(28억원), 서초동 수광빌라트 215㎡(16억5000만원) 등도 줄줄이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조합원 A씨는 "이 동네는 집값이 떨어진 적이 없는데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하루이틀 나온 이야기가 아닌데 개선이 되지 않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내 재산인데 사고팔기 참 힘들다", "수년째 재건축은 진척이 없고 세금은 쌓이고", "개발 계획을 내놓고 규제를 하든지", "다주택을 정리하려고 해도 들어와서 거주할 수 있는 매수자가 없다" 등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부동산 규제 완화에 방점을 찍은 새 정부도 토지거래허가제는 유지할 전망이다. 부정적인 반응이 가라앉기는 힘들겠지만, 원활한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나 연장은 불가피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해 부동산시장에 대한 기대 심리를 부추길 이유가 없다"며 "앞으로 1년이라는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정비사업의 구체적인 일정이나 추진 방향 등 로드맵을 수립하는 데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서울시 기준 총 54.36㎢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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