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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X홀딩스의 주가는 분할 상장가(2만5300원)보다 60.47% 하락했다. 주가가 하락한 원인은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 상태와 이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 악화로 풀이된다.
지난해 5월 27일 분할 상장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LX홀딩스 주식을 212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초기 31.27%에 달했던 외국인 지분율은 9.64%로 떨어졌다. 연기금, 투자신탁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도 같은 기간 58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LX홀딩스가 편입 중인 자회사는 반도체의 LX세미콘, 상사업의 LX인터내셔널 등이다. 올해 실적 개선세인 회사들이 많은데도 지주사 주가는 난항을 겪는 셈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지지부진한 LX홀딩스 주가 흐름의 이유로 계열분리 작업 성사 여부와 구본준 회장 자녀들에 대한 승계 작업으로 인한 지배구조 불확실성 등을 지목하고 있다.
지난해 LX홀딩스가 지분법 이익을 제외한 현금 흐름이 마이너스여서 배당을 지급할 수 없었던 점도 투자자들이 이탈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해에는 자회사들의 실적 호조에 따른 현금 유입으로 배당 정책이 실시될지 주목된다. 구 회장 자녀들의 승계 작업으로 거액의 증여세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배당금을 통한 자금 조달 필요성도 제기된다.
문제는 친족회사 계열분리를 앞두고 있는 LX그룹이 여전히 LG그룹과의 거래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그룹 출범 후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지만 비중을 낮추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LX그룹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LX인터내셔널의 대규모 기업집단 계열회사(LG그룹)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 LX세미콘은 51%에 달했다. 계열회사의 매출 채권이 회사의 부채 총계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각각 47%, 32%였다.
대기업 집단 소속회사가 친족 분리를 신청하면 최근 3년간 모기업집단과의 상세 거래 내역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하고, 분리가 완료된 후에도 3년간 거래 내역을 제출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연이은 인수·합병으로 전체 매출 규모를 키워 LG그룹과의 거래 비중을 줄이려 하지만, 증시에선 재무 악화에 대한 염려가 나온다. LX그룹은 최근 시스템 반도체 기업 매그나칩반도체 인수 검토에 돌입했다. 그러나 자금 마련이 녹록지 않다. 현재 LX세미콘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1356억원과 단기금융상품 4700억원 등 총 6000억원 수준을 보유해 1조원 이상의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국내외 사모투자펀드(PEF) 자금을 끌어들이겠다는 복안은 금리 급등 등으로 수월치 않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그룹의 캐시카우 격인 LX인터내셔널을 앞세워 한국유리공업(한글라스) 인수에 6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포승그린파워의 지분 63.3%를 인수하는 데 95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어서 LX그룹 내부에서조차 재무구조 악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최대주주 문제인 LG그룹과의 계열분리를 위해 주주들이 위험
한편 LX그룹은 이르면 이달 중으로 공정위에 계열분리 신청을 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신청 후 3개월 이내 심사를 거쳐 분리 결정을 내리게 된다. 외국인과 기관이 증시에서 계속 외면할 경우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강인선 기자 /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