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는 나란히 올 1분기 실적과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KB금융의 1분기 순익은 1조453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1조2700억원) 대비 14.4% 증가한 수치다. 주력 계열사 KB국민은행의 1분기 순익은 작년 1분기보다 41.9% 증가한 9773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리가 뛰자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의 가계대출은 올 1분기 동안 1.4% 감소했지만 기업대출이 이 같은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1분기 동안 5대 시중은행 중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율은 3.4%에 달해 이 분야 1위였다.
자영업자(소호)와 중소기업 대출이 이 기간 3.2% 증가했고, 특히 대기업 대출이 4% 급증했다. 올 들어 금리인상기에 따라 회사채 금리가 뛰자 대기업마저 은행 대출로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가계대출 분야에서도 잔액은 감소했지만 예대마진 차이에 따라 순익 증가로 이어졌다. 예금 금리보다 대출 금리가 더 빠른 속도로 뛰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예대마진 증가는 순이자마진(NIM)을 높인다.
이날 KB금융 이사회는 2022년부터 분기 배당을 정례화하고, 1분기 배당으로 주당 배당금 500원을 결의했다. 금융사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NIM 기준으로도 KB금융(1.91%)이 신한금융(1.89%)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올 1분기 1조40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2085억원) 증가했다. 신한은행 홀로 순익이 2067억원(31.5%)이나 늘어난 것이 주된 상승 요인이다. SBJ은행(일본법인)과 현지 외국계 리딩뱅크로 도약한 신한베트남은행을 포함한 글로벌 부문 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5% 증가한 1295억원이었다.
반면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는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8% 감소했다. 증권거래량 감소로 인해 증권수수료 이익이 줄어든 탓이다. 신한금융그룹 내에서 은행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분기 55.1%에서 61.6%로 뛰었다.
하나금융은 올 1분기에 9022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 대비 순익은 8%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이 금융지주는 미래 손실 대비 준비금인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서 상대적으로 순익이 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이 1분기 순익 6671억원을 기록하며 그룹 순익의 74%를 책임졌다.
실적 이상으로 주목받은 것은 이날 하나금융 이사회의 결정이다. 2005년 지주사 설립 이후 최초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것이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식 수가 줄어 기존 주주의 주식 보유 가치가 올라간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실적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이 금융지주는 884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 동기(6671억
NH농협금융은 유일하게 실적이 감소했다. 작년 1분기 6044억원에서 올 1분기 5963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은 순익이 증가했으나 NH투자증권 등 다른 계열사들의 순익이 쪼그라들면서 그룹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문일호 기자 / 문재용 기자 / 서정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