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연기금·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이 잇달아 법무법인(로펌) 고문으로 자리를 옮겨 이목이 집중된다. 과거 이들 기관 출신 실무급 인사가 로펌에 몸담는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CIO의 로펌행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장동헌 전 행정공제회 CIO는 이달 초 법무법인 율촌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장 전 CIO는 '장동헌 펀드'로 이름을 날렸던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이다. 장 전 CIO는 지난 6년간 행정공제회 CIO를 맡으며 구축한 다양한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율촌이 해외 투자자들과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법무법인 광장도 올 초 조인식 전 NH농협생명 부사장(CIO)을 고문으로 영입했다. 조 고문은 피데스투자자문과 한국무역보험공사 등을 거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해외증권실장, 리스크관리센터장 등을 지냈다. 2017년에는 당시 강면욱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이 갑작스럽게 사퇴하면서 CIO 직무대리를 맡기도 했다. 201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는 NH농협생명에서 투자총괄을 지냈다.
정두영 전 중소기업중앙회 노란우산공제 CIO도 지난해 9월부터 법무법인 화우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 전 CIO는 주택은행(현 KB국민은행)에서 주식·채권 매니저로 시작해 메리츠화재 본부장과 과학기술인공제회 CIO, 중기중앙회 노란우산공제 CIO를 지낸 인물이다.
이처럼 로펌들이 앞다퉈 자산운용 업계에 영향력이 큰 전직 연기금·공제회 등 주요 기관 CIO를 적극 영입하려는 것은
새로운 사업 확대 기회를 모색하는 동시에 로펌 내부적으로 관련 업무 역량을 키우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한 IB 업계 관계자는 "이들 CIO는 다른 주요 기관 CIO나 자산운용 업계 대표로 자리를 옮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공을 들이는 모습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강두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