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시장인 K-OTC에서 400배 넘게 주가가 급등해 화제를 모았던 카나리아바이오(구 두올물산)이 코스닥 상장사 현대사료의 주인이 됐다. 지분 인수 단가는 2만원대로 현 주가 대비 약 5분의 1 수준이다. 향후 현대사료와의 합병을 통해 증시 진입을 추진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21일 현대사료는 카나리아바이오가 특수관계인인 와이드필드조합 및 하이라이드컨소시엄1호조합과 함께 현대사료 지분 71.07%를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최대주주는 기존 김종웅 대표 외 2인에서 카나리아바이오, 와이드필드, 에스엘씨엔씨로 변경됐다. 변경 후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63.96%이다. 지난 20일 잔금 지급 및 주식 이전을 진행해 계약 이행이 완료됐다.
두올물산으로 알려진 카나리아바이오는 자동차 내외장제 생산판매 및 신약 연구·개발 회사로 K-OTC에 상장돼 있다. 지난해 9월 13일 기준가격 107원에서 거래를 시작한 후 이달 중순 기준 주가가 무려 4만3124% 급등한 바 있다.
현대사료를 인수한 카나리아바이오 측은 막대한 평가 차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주식 양수도 관련 주당 가액이 2만2877원이기 때문이다. 21일 오전 기준 현대사료 시세는 12만원 대로 인수 단가 대비 약 5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인수 지분의 의무보유기간은 따로 설정돼 있지 않아 새 경영진이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7~10%의 할인율을 적용해 주식 양수도 계약이 진행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초부터 시장에선 카나리아바이오 측이 현대사료를 인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주가 급등을 노리고 현대사료를 집중 매수한 바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리스크 발발로 곡물값이 급등한 점도 주가 상승에 한몫했다. 현대사료 주가는 올해에만 779% 상승했다.
카나리아바이오 측이 현대사료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우회 상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장외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은 현대사료를 통해 장내 주식 매매가 가능해진다.
카나리아바이오 측은 700억원의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인수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카나리아바이오의 특수관계인인 와이드필드조합의 출자금 200억원도 인수자금으로 투입된다. 향후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기존 주주 가치가 희석될 우
앞서 현대사료 경영진들은 자녀에게 보유주식 증여를 통한 주식 양도를 추진했다. 하지만 양도 단가 대비 주가가 크게 오르자 증여세 부담이 늘면서 증여 계획을 취소하고 새 계약 조건 검토에 돌입한 바 있다.
[차창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