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0일 외환시장에서 오전 한때 달러당 원화값은 심리적 저지선인 1240원이 깨졌다. 이날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20일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 종가(1236.9원) 대비 0.8원 상승한 1236.1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환율은 전날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하루 새 변동폭은 컸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미국 연준의 강한 긴축 가능성을 반영해 외환시장에서 심리적 저지선이었던 1240원에서 출발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75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데 이어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도 전날(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올해 최고 연 2.5%까지 인상할 수 있다고 발언하며 매파적 기조를 강화했다. 여기에 전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연 2.94%까지 치솟으며 연준의 강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더했다.
중국이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3개월째 동결한 것도 원화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인민은행은 작년 12월 지준율을 0.5%포인트 내리고, 이달에도 0.25%포인트 추가 인하해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였다. 하지만 부채 리스크에 대한 부담 등 영향으로 추가 부양책이 나오지 않자 중국 경제를 둘러싼 우려가 높아지며 위안화가 약세 현상을 보였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 전망이 나빠지며 우리나라 경제 상황도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원화가 장중 초반에 동반 약세 현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외환시장은 엔화값이 반등하며 분위기를 반전했다. 달러당 엔화값은 이날 20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하며 129.38엔까지 떨어졌지만 일본 외환당국 수장들의 구두 개입 등 영향으로 오후 들어 소폭 반등했다. 엔화값이 하락세를 멈추며 달러화 강세에 제동을 걸자 원화값도 달러화 대비 상승세로 돌아섰다.
![]() |
외환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상황은 물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가 강화되는 영향도 받을 전망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에 대규모 공세를 시작하며 용병을 투입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제기하자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당 원화값이 1200원대에서 변동성을 높여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되기 전까지 연준은 매파적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당 원화값은 올해 4분기까지 1200원대에 머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엔화 대비 원화값 강세 현상도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물가 상승이 가속화되는 가운
[김유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