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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4월 1~19일) 기준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금액 상위 20위 안에 2차전지 관련주는 5개 종목이 포함됐다. 에코프로비엠(1746억원)이 4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1266억원)이 7위, 삼성SDI(751억원)가 10위, SKC(609억원)가 13위, 일진머티리얼즈(577억원)가 14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 주가가 최근 한 달간 강세를 보이자 외국인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한 달 동안 30% 넘게 오르며 지난 6일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탈환하기도 했다. 이 기간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14% 넘게 올랐다. 연초 긴축 공포와 니켈 등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크게 하락했던 종목들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강하게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이후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2차전지주는 상승 여력이 큰 낙폭 과대 성장주로 주목받았다. 여기에 테슬라와 LG에너지솔루션 등 2차전지 관련 대형 기업들의 실적 호조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최근 주가 급등으로 2차전지주들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니켈과 리튬 등 2차전지의 주 원재료 가격이 여전히 고공 행진 중이고 이에 따른 판가 압박도 여전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해당 종목들을 고점에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조정이 올 때마다 싼 가격에 사모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자동차와 2차전지는 최근 급반등으로 단기 가격 부담이 커졌고 중요 저항대에 도달했다"면서 "업황과 실적 기대감에 근거한 비중 확대 의견은 유지하나, 매수 타이밍은 늦추는 것을 추천하며 보유 주식 중 2차전지주 비중이 높은 경우에는 잠시 비중을 줄였다 주가가 밀리면 다시 늘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대도시들이 봉쇄되면서 전기차·배터리 공장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국 2차전지주들이 급락하며 국내 업체들의 가격 매력도가 떨어진 것도 외국인 매도세의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CATL 주가는 지난 한 달간 15% 넘게 떨어졌고 소재 업체인 눠더구펀(Nuode)과 닝보산산(Ningbo Shanshan)도 각각 21%, 11% 하락했다. 반면 국내 소재업체인 엘앤에프와 솔루스첨단소재는 각각 28%, 11% 넘게 올랐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중국 주요 소재업체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차이는 연초보다 더욱 확대돼 대부분 2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상황"이라며 "동박의 경우 한국 솔루스첨단소재가 87배에 이르는데, 중국 눠더구펀이나 자위안커지는 각각 17배
하지만 전방 전기차 시장은 국내 업체들의 주요 수요 지역인 유럽보다 중국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시장조사업체인 EV볼륨스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기차 판매량은 중국이 전년 동월 대비 173% 급등한 반면 유럽은 39% 상승하는 데 그쳤다.
[김금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