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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소에 전월세 상담 광고물이 걸려있다. [이승환 기자] |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 자료에 따르면 경남 김해시 삼문동의 A아파트 전용 47.382㎡(11층)는 지난 3월 1억9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이는 같은 달·층 맺은 전세 계약 금액인 1억2000만원보다 낮은 금액이다. 전북 전주덕진구 송천동2가 B아파트 전용 59.99㎡(4층)도 이달 1억6000만원에 직거래 매매됐다. 몇 일 뒤 같은 주택형(5층)이 전세 계약을 체결했는데 금액은 1억8000만원(5층)이었다.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전국적으로 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 월간 시계열 통계를 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작년 12월 65.9%에서 올해 1월 66.0%, 2월 66.1%, 3월 66.2%로 3개월 상승했다. 지난해 정부가 대출을 조이면서 매매·전세 시장의 가격 모두 상승 폭이 둔화했는데 올해 들어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 상승률보다 높아지면서 전세가율이 반등한 것이다.
실제 올해 1∼3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32%, 0.16%, 0.10%를 기록한 데 비해 같은 기간 전셋값 상승률은 3개월(0.33%→0.20%→0.14%) 연속 매매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이 매매가 상승 억제에 맞춰지면서 전세시장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셋값이 매매가를 넘는 지역에서는 세입자들이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없어 전세 사기 피해에 노출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 전세금반환보증보험 사고액도 올해 들어 급증했다.
전세금반환보증보험은 집주인이 계약 기간 만료 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보증 기관이 가입자(세입자)에게 대신 보증금을 지급(대위변제)해준 뒤 추후 구상권을 행사해 집주인에게 청구하는 상품이다. 공공 보증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 민간 보증기관인 SGI서울보증 등이 관련 상품을 취급한다.
HUG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 액수는 1391억원으로 집계됐다. 사고액이 연간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5790억원)의 1분기 액수 1127억원 대비 264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반면 HUG의 전세금반환보증 가입액은 같은 기간 11조7873억원에서 11조5808억원으로 감소했다.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는 집주인과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가 그만큼 늘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세시장 불안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우려한다. 최근 은행권이 전세자금대출을 재개하면서 전세 수요가 꿈틀댈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입주 물량 부족과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전셋값이 오르면 규제에 의해 강제적으로 움추렸던 매매가격을 급격히 끌어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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