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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구 미래에셋증권 브라질법인장은 최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미래에셋 본사에서 진행된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브라질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법인장은 "브라질은 인구가 많고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우량 기업이 대거 포진된 시장"이라며 "정유, 원자재, 농산물, 금융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튼튼한 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단, 그동안 브라질 기업들은 기술주 등을 선호하는 세계 투자 트렌드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는 게 김 법인장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해까지 글로벌 투자 트렌드에선 정보기술(IT), 전기차 등 성장주들이 주목받았다"며 "브라질 증시는 가치주 비중이 높기 때문에 최근 2~3년간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가치주 중심으로 투자 트렌드가 변하고 있는 만큼 브라질 증시도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법인장에 따르면 브라질 증시에 투자할 땐 반드시 무역수지에 주목해야 한다. 브라질은 광물, 농산물 등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인 만큼 무역수지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또 브라질에선 최근까지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어 기준금리인 셀릭(Selic) 금리와 소비자물가지수(IPCA)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김 법인장의 설명이다.
최근 원유·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를 본 만큼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을 때 증시도 함께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는 "당장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고 답했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코로나19가 확산된 직후 원자재 가격이 폭락했던 2020년 3월에 6만3570선(종가 기준)까지 떨어졌다. 단, 최근 브라질 증시 상승세 원인이 복합적이고, 원자재 가격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김 법인장의 설명이다.
김 법인장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지난 3월 초에 배럴당 130달러까지 급등했다가 최근 약 27% 급락한 95달러 선까지 내려왔다"며 "원유 가격이 급락했지만 보베스파지수는 오히려 3월 초보다 높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별 실질 이자율과 환율 차이에 따른 트레이딩, 브라질 대선 정국 불확실성 감소 등 복합적인 긍정 요인이 브라질 증시를 받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법인장은 브라질에 투자할 때 정치적 불안정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브라질은 올해 10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이때 포퓰리즘 공약이 나오는 등 정치적 불안이 있을 수 있다는 게 김 법인장의 설명이다. 그는 브라질 정부의 재정건전성, 철광석과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추이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라질은 포르투갈어를 사용해 정보를 얻기 힘들다는 점도 주의해야
[이종화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