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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어 '카카오손해보험'(가칭·카카오페이보험)의 보험업 영위를 본허가했다. 이로써 카카오페이는 보증보험과 재보험을 제외한 손해보험업 종목 전부를 취급할 수 있게 됐다. 기존 보험사가 아닌 신규 사업자가 디지털 보험사로 본허가를 획득한 첫 사례다. 디지털 보험사는 총 보험 계약 건수와 수입 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 우편, 컴퓨터통신 등 통신 수단을 이용해 모집하는 보험사를 가리킨다. 보험사 출범을 위해 만든 카카오페이보험준비법인은 이사회 등을 거쳐 사명을 확정하고 이르면 3분기 영업을 개시한다.
카카오페이보험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월 5000만명이 쓰는 카카오톡 플랫폼이다. 카카오페이는 플랫폼과 연계해 일상에서 보장받기 힘든 부분까지 보장해주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키즈와 연계한 어린이보험, 카카오모빌리티와 연계한 택시안심·바이크·대리기사 보험, 카카오커머스 반송보험 등이다. 지인과 함께 가입하는 동호회보험 등 소비자가 직접 참여해 보험을 입맛대로 구성할 수도 있다. 다수 가입자가 예상되는 만큼 '규모의 경제' 효과로 보험료도 저렴한 수준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보험 가입자가 어려워했던 가입과 청구 또한 쉽다. 설계사와 직접 만나는 과정 없이 카카오톡·카카오페이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청구도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이뤄진다. 카카오페이는 보험사에서 요청하는 각종 서류 작업을 모바일로 해주는 '병원비 청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카카오페이가 실손보험까지 취급하게 되면 이 과정이 더욱 간편해진다. 특히 카카오페이 제휴병원에서 진료받는다면 소비자는 서류 제출과 관련해 수고를 거의 들이지 않고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기술도 적극 활용된다. 상담원 없이 AI 챗봇을 통해 24시간 소비자 민원 대응이 가능해진다. 또 보험금 지급 여부를 심사할 때도 AI를 동원해 기간을 최대한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최세훈 카카오페이보험준비법인 대표는 "국내 최초 핀테크 주도 디지털 손해보험사로서 보험 문턱을 낮추고 사랑받는 금융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도 "기존 편견을 뛰어넘는 보험을 통해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와 관련 산업 전반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보험사들은 막대한 잠재력을 가진 카카오페이보험의 출범을 경계하면서도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 사업 영역을 적극 확대하며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보험사도 송금과 결제, 음식 배달 주문 등 종합 금융·생활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게 허용해 달라고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건의했다. 은행들은 이미 음식 배달, 꽃 배달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에 진출하며 빅테크에 맞서고 있는데 보험사들
[서정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