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지주사 동원엔터프라이즈 합병을 결정한 동원산업이 14%대 급락을 했다. 동원산업은 합병을 통해 지배구조를 보다 단순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소액주주들은 대주주에게 유리한 가치 평가가 이뤄졌다며 반발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원산업이 전 거래일보다 14.15% 떨어진 22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7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가 동원산업의 동원엔터프라이즈 흡수합병 결정에 따른 우회상장심사 진행을 위해 매매거래를 정지한 뒤 거래를 재개한 첫날에 급락한 것이다.
동원산업은 7일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한다는 결정 공시와 함께 액면가 5000원을 1000원으로 분할한다고 공시했다. 동원산업이 액면분할 후 합병하면서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비율은 1대3.838553이 될 예정이다. 소멸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 주주들에게 배정될 합병 신주는 보통주 4487만주이고, 이후 합병 법인인 동원산업 주식 수는 6326만주다.
이번 합병에서 비상장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가액은 19만1130원으로 기업가치는 약 2조2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증권가는 액면분할에 대해선 긍적적으로 봤으나 합병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그룹의 비상장 지주사로, 이번 합병으로 동원그룹 지주사가 증시에 상장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동원산업은 일평균 거래대금이 13억원 수준에 불과해 낮은 유동성이 저평가의 주원인으로 지적됐는데 액면분할로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상장사와 비상장사의 합병가액 결정 방법이 달라 두 기업 평가에 대한 일부 주주들의 불만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상장사 동원산업의 가치는 시가를 따르지만 비상장사 동원엔터프라이즈
동원산업의 가치는 가중산술평균 주가인 24만8961원으로, 동원엔터프라이즈는 19만1130원으로 산출됐다. 또 동원산업은 매수 예정가격을 23만8186원으로 정했다. 이는 합병 결정 당시 주가(4월 7일 종가 26만5000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