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카드사 데이터베이스(DB)는 빅데이터의 꽃이다. 소비 양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데다 단순한 숫자나 그래프가 아닌 '라이프스타일'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장 상무는 "2800만명 고객과 270만개 가맹점이 만들어 내는 수억 건의 데이터를 연구원 59명이 매일 분석한다"면서 "예전에는 카드사 데이터가 고객 만족을 위한 마케팅 도구였다면, 이제는 그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AI)이 고객 성향을 예측해 좋아할 만한 곳을 추천해주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10년 전부터 회사 서버에 잠자고 있던 카드 결제 데이터를 깨웠다. 2013년 빅데이터 전담 조직을 만들었고 꾸준히 조직을 키워왔다. 지난달에는 업계 최초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기업 부설 연구소' 인증도 받았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데이터 전문 연구소를 이끌고 있지만, 장 상무는 소위 말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아니다. 26년간 카드 사용자들을 연구해온 '고객 전문가'다. 평소 사고방식도 과학자보다는 심리학자, 철학자에 가깝다. 장 상무는 "소비만큼 인간의 욕망을 보여주는 행위도 없다. 개인의 데이터를 모아 큰 흐름을 보면 시대의 트렌드가 고스란히 보인다는 점도 이 직업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남다른 접근법 덕에 새로운 '데이터 상품'도 탄생했다. 매일경제신문과 개발한 '소비자거리지수(CDI)'가 대표적이다. 장 상무는 "코로나19 사태로 국민의 소비·이동 패턴이 완전히 달라졌고, 자영업 환경도 급변했다. 결제 데이터와 이동 거리를 연계하면 정부가 어떤 정책으로 대응해야 할지 보일 것 같았다"고 CDI를 고안한 이유를 설명했다. 1인 가구와 영·유아 자녀 가구 등 생활 방식별로 분석한 결과는 자영업자들이 목표 고객 성향을 파악하는 데 유리하고, 지역·상권별 분석 결과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 정책을 마련할 때 유용하다. 이렇게 다양한 데이터와 컨설팅으로 작년에 연구소가 벌어들인 수익은 100억원을 웃돈다.
물론 가장 빛을 발하는 곳은 '고객 만족 향상'이다. 빅데이터는 가맹점에 타깃 고객을 찾아주고, 맞춤 혜택이 흘러 들어갈 수 있는 길을 내준다. 그는 "업계 1위 카드사다 보니 '업의 확장'과 새로운 서비스 창출, 고객·가맹점·카드사가 윈윈하는 생태계 조성 등 다양한 고민이 있다"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중요한 열쇠가 데이터에 있다고 보고, 신상품 개발은 물론 경영진 의사 결정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96년 삼성카드에 입사한 그는 외환위기 이후 카드 산업의 고도 성장기와 2002년 카드 사태 위기를 모두 경험했다. 신한카드에 합류한 것은 2007년 옛 신한카드가 LG카드와 통합하던 시기다. 그는 "회원 확장, 고객 만족, 브랜드 마케팅 등 다양한 업무를 하면서 카드 산업의 흥망성쇠를 모두 지켜봤다"면서 "숫자가 아니라 사람을 분석하는 일이기 때문에, 카드업과 고객을 먼저 이해해야 빅데이터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주요 관심사는 '대리 경제'다. 코로나19가 끝난 뒤 '이동의 질'이 어떻게 바뀔지도 포인트다. 장 상무는 "'데이터'와 '디지털 경제'가 사회 변화의 속도를 높이고 소비 시장을 바꿨다"고 했다.
그는 "퇴근 후 저
[신찬옥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