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전기차'로 불리며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매수 열풍이 불었던 미국 전기 트럭업체 리비안에 대한 공매도 비중이 최근 1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월가가 목표 주가를 높게 잡고 '매수' 투자의견을 내고 있지만 정작 리비안 주가는 올해 들어 61% 급락한 상태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 움직임까지 겹치면서 성장주 투자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투자자들은 매매 시기를 저울질 하는 분위기다.
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리비안 주가가 하루 만에 4.95% 떨어져 1주당 40.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미국 테슬라(-4.17%)를 비롯해 루시드 모터스(-3.12%), 중국 니오(-3.52%) 등 주요 전기차 주가가 떨어졌지만 특히 리비안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기술주 주가가 빠르게 반등한 지난 달 7일 이후 한 달 동안 테슬라(29.98%)와 니오(19.65%) 등의 주가가 급등했지만 리비안은 오히려 5.49% 낙폭을 기록했다.
리비안은 지난 해 11월 나스닥증권거래소에 상장하던 당시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이 최대 주주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투자 인기를 끈 결과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29.14% 높은 100.73달러에 거래를 마친 바 있다. 다만 6일을 기준으로 리비안 주가는 상장일 대비 70% 가까이 주가가 떨어진 셈이다.
주가 하락세를 반영한 듯 팩트셋 등 금융정보업계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지난 달 15일 기준 리비안 주식에 대한 공매도 비율이 9.6%로 집계돼 10%에 달했다. 이는 지난 2월 말(7.3%)에 비해서 더 늘어난 수치다. 미국 공매도 전문 데이터분석업체 S3파트너스에 따르면 뉴욕증시에 상장된 미국 주요 기업들 공매도 비율 평균치는 5% 남짓이다. 공매도는 특정 기업 주식 혹은 주가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실제로 리비안은 지난달 10일 결산 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분기 주당순이익(EPS)이 -2.43달러로 전문가 전망치(-1.64달러)를 밑돌았고, 분기 매출도 5400만달러로 전문가 전망치(6118만달러)를 밑돌았다.
월가에서는 여전히 리비안 주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매매 시기를 잡는 것이 쉽지 않다. RBC 의 조셉 스팩 연구원은 6일 투자 메모를 통해 "리비안이 전기 차량 생산을 꾸준히 늘려간다면 투자자들의 신뢰를 살 것"이라면서 매수 투자의견과 더불어 12개월 목표주가 100달러를 강조했다. 이는 같은 날 리비안이 올해 전기차 생산 목표치를 2만5000대로 제시한 데 따른 반응이다.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현재 리비안에 대해 투자 의견을 내고 있는 월가 전문가 16명 중 10명이 매수, 5명은 보류, 1명은 매도 의견을 내고 있으며 이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평균치는 78.54달러다. 매수 의견 비율이 63%이고, 앞으로 주가가 100% 가까이 뛸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테슬라보다 긍정적인 평가다. 테슬라의 경우 매수 의견 비율이 54%다. 6일 기준 테슬라 현재 주가는 1045.76달러로 목표주가 평균치(982.93달러) 대비 6.39% 높다.
다만 리비안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제기돼 눈길을 끈다. 지난 달 24일 미즈호 증권의 비제이 라케시 연구원은 리비안에 대한 매수 투자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목표 주가는 100달
러에서 95달러로 낮췄다. 일각에서는 공급망 대란(원자재 가격 폭등과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리스크와 연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부채 부담 문제가 당분간 리비안 성장세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처럼 지속적인 흑자를 내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지적이다.
[김인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