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한때 6만80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올해 1월 21일 장중 기록한 7만5800원과 비교하면 약 2개월새 10.29% 가량이 빠진 셈이다.
지난해말 주가 수준과 비교하면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12월 24일 장중 최고가 8만800원 대비 15.84% 밀렸다. 삼성전자는 종가 기준 지난달 29일 7만원선을 내주면서 이날까지 7거래일 내내 '6만 전자'에 갇혀 있는 상황이다.
올해 국내외 증시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았음을 감안하더라도 삼성전자 주가의 낙폭은 비교적 큰 편이다. 올해 1월 3일 7만8000원대에서 시작한 삼성전자는 이날까지 13.48%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코스피는 9.76% 밀렸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과는 달리 올해 1분기 실적은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0.3%, 17.8% 증가했다. 전기 대비로는 0.6%, 1.7%씩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역대 1분기 기준 2018년(15조64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번 실적은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상회하는 호실적이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75조2565억원, 13조1106억원으로 전망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신제품 판매 호조와 반도체 실적 선방이 실적 호조를 이끌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호실적에도 투자 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량으로 삼성전자 물량을 덜어내며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무려 10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기관 역시 가세해 이달 1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팔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 주가를 내리고 올리는 등 엇갈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9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려잡은 반면, 유진투자증권은 당초 9만3000원에서 8만8000원으로 하향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하락은 D램 시장 우려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고, DRAM 가격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하락폭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또 2분기까지 낸드 업황은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1분기를 저점으로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2022년 영업이익은 6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주가 상승 여력은 높다"고 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부진한 주가 흐름이 이쯤되면 단순히 체계적 위험에 따른 영향만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주주들의 염원인 파운드리의 실적 개선은 4 나노 수율 부진으로 또 다시 다음을
이어 "인텔의 대규모 투자 계획도 불안한 변수"라며 "만약 미국의 반도체 대전략이 아시아 의존도 축소로 방향을 튼 것이라면 삼성뿐 아니라 한국 반도체 산업과 경제 전반에 부담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