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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 제공 = 뉴욕포스트] |
테슬라는 지난달 28일 두 번째 주식 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공시를 통해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주식분할을 승인해 달라는 요청을 할 계획이라 밝혔다. 시장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주가는 8.03% 급등 마감했다.
테슬라의 주식 분할이 어떤 형태로 이뤄질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통상 6월에 열리는 연례주총에서 구체적인 안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식 분할은 주식을 새로 발행하는 것이 아닌 기존 주식을 쪼개 유통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주가 부양책 중 하나로 거래량이 너무 적거나 주당 가격이 비싸다는 판단이 들 때 실시된다.
유통 주식 수가 많아지면 거래가 활발해지는 효과가 있다. 또 주당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가가 싸 보이는 착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주식 분할과 함께 새로운 투자자의 유입을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4일 1229.91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롤러코스터를 탔다. 약 한 달 후 최고가 대비 주가가 21% 넘게 밀리며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했다. 월가에서는 고점 대비 20% 이상 밀리는 것을 기술적 약세장이라고 정의한다.
올해 초 1000달러선을 위태롭게 지키던 테슬라 주가는 900달러선, 800달러선이 잇따라 무너지며 지난 2월 23일 764.04달러로 '칠백슬라'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3월 중순부터 본격 상승랠리를 시작, 주가가 1000달러대를 단숨에 회복했다. 테슬라는 지난달 10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 마감했다. 3월 한 달 동안에만 주가가 약 25% 올랐다.
테슬라가 주식 분할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8월에도 주식 분할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기존 1주를 5개주로 분할했는데, 주식 분할 소식을 발표한 이후 약 3주간 주가가 80% 이상 폭등했었다. 약 2년 만에 실시되는 주식분할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지난달 9일(현지 시각) 주식 액면 분할 소식을 발표한 아마존의 경우에도 약 3주 만에 주가가 17% 올랐다.
다만 버블 우려도 있다. 전기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식분할 이슈만으로는 주가를 띄울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투자 회사인 '뉴 컨스트럭트'의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트레이너는 "테슬라가 주식 분할을 추진한다고 해서 주가가 여전히 펀더멘털과 완전히 괴리된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며 "이는 버블만 증폭시킬 뿐
실제로 주식 분할 후 주가는 일시적으로 상승하기도 하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는 경우도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의 경우에도 지난 2018년 50대 1의 액면 분할을 추진했는데,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약 1년 후인 2019년 말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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