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운용은 국내 ETF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41.4%)를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등 핵심 해외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크지 않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8년 초 글로벌엑스를 인수하며 미국 ETF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사업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운용도 결국 전 세계 ETF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미국에 진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운용은 이날 앰플리파이에 지분 20%를 투자하여 본격적으로 해외 ETF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섰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지분 투자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앰플리파이의 경쟁력 있는 ETF를 아시아 시장에서 독점적으로 출시할 권리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앰플리파이는 2014년 10월 설립됐으며 현재 운용자산(AUM) 규모가 5조원을 넘는 미국 ETF 전문 운용사다. 블록체인 ETF인 BLOK와 고배당인컴 ETF인 DIVO 등으로 국내 서학개미에게도 익숙한 곳이다. 미국에서 총 15개 ETF를 운용하고 있으며 이 중 6개가 AUM 1억달러 이상을 기록하는 등 다수 베스트셀링 ETF를 개발해 독립 ETF 운용사 중에서는 높은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앰플리파이 투자를 성사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온 서봉균 삼성운용 대표는 "혁신적인 상품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운용사와 협업해 시장을 선도하는 ETF 상품을 한국과 아시아에서 다양하게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삼성운용은 이번 지분 투자를 발판 삼아 세계적인 선진 운용사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적극적으로 구축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사 간 협업은 국내 투자자에게 앰플리파이의 다양한 상품을 국내에서 쉽게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BLOK, DIVO 등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애플, 테슬라 등 미국 주식처럼 미국 시장 개장 시간에 맞춰 환전을 한 뒤 달러로 투자해야 한다. 서학개미에게는 익숙하지만 그렇지 않은 투자자도 많다. 세금도 국내 주식형 ETF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되고 있지만, 해외 상장 ETF는 해외 주식과 마찬가지로 250만원 공제 후 22%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삼성운용은 앰플리파이 ETF의 아시아 독점 판매권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이미 진출해 있는 홍콩 시장에도 삼성 브랜드로 앰플리파이 ETF를 출시해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삼성운용은 현재 홍콩에 반도체, FANG플러스 등 4개 ETF를 상장해 운용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삼성운용이 미국에 직접 ETF를 상장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10조달러인 전 세계 ETF 시장에서 7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을 방치하고서는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이 인수한 글로벌엑스는 2018년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