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0년여 만에 6%대에 진입하면서 은행권과 대출자들이 금리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벌써 7%설까지 나오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한 시민이 대출 금리 현수막이 붙은 은행 지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박형기 기자] |
서울 거주 중산층이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에 성공해도 또 다른 시련에 맞닥트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은 크게 늘지 않았는데 최근 몇 년 동안 아파트 가격이 치솟은 데다 대출금리마저 본격적인 상승세에 돌입한 탓이다.
원금과 이자를 갚는 데 매월 소득의 절반가량이 들어간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대출금 상환 부담이 월소득의 5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전분기보다 9.51% 상승한 199.2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면 이 지수는 전분기 대비 13.6% 오른 83.5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2분기 때 기록한 종전 최고치(76.2)를 13년 6개월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표준대출로 중간가격의 주택을 구입할 때 대출상환 부담 정도를 나타낸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작년 12월 기준 서울과 전국 주택의 중간가격은 각각 10억8000만원, 4억1500만원이다.
지수가 100이면 매달 소득의 약 4분의 1(25.7%)을 주택대출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한다. 지수가 높아질수록 주택 구입 부담도 커진다. 199.2면 빚 상환에만 매달 소득의 51.2%가 들어간다는 얘기다. 맞벌이 부부가 대출을 통해 서울에서 집을 매입했는데 한 명이 실직한다면 빚 상환이 어려워 질 수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지역별 주택 매입에 따른 대출 상환 부담은 광주가 전분기보다 20% 늘어난 59.4를 기록했다. 이어 제주 78.9(18.1% 증가), 부산 82.1(15.3% 증가), 전북 36.2(15.3% 증가), 경북 33.1(15.3% 증가)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주택구입부담지수의 급등은 주택가격 상승과 대출금리 인상 등 다양한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주택 가격 상승률은 작년 말 대출규제 영향으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오름세는 꾸준했다. 대출금리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본격적인 상승세에 돌입했다. 반면 중산층의 월소득은 큰 증가 없이 유지돼 왔다.
한편, 영끌(영혼까지 끌어 대출)이나 빚투(빚 내서 투자)는 아직 재산 형성이 불완전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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