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산 타워에서 내려다 본 서울 아파트 모습 [사진 = 이충우 기자] |
인수위는 지난달 31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발표된 공시가격이 크게 상승함에 따라 예상되는 다주택자의 보유 부담을 낮추기 위한 선제 조치다. 2020년 '7·10 대책'에 따라 2주택자에 대해서는 기본세율(6∼45%)에다 추가로 20%포인트, 3주택 이상자는 30%포인트를 높여 중과하는데 이에 따라 3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은 최고 75%, 지방세를 포함하면 최고 세율이 82.5%에 달한다.
공시가격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급등했다. 정부는 최근 1주택자의 보유세는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되,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올해 상승한 공시가격을 그대로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세 부담 저감 대상에서 다주택자는 제외한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가 풀리면 시장에 매물이 흘러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다주택자들은 높은 보유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버티기'에 들어가거나 증여로 돌리면서 시장에 매물이 줄고, 거래도 감소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95건으로 2006년 조사 이래 처음으로 월간 거래량이 1000건 아래를 기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공시가격 상승과 종합부동산세율 인상으로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급증한 상황에서 양도세 중과를 풀어 기본세율을 적용해주면 매물이 증가할 것"이라며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은퇴한 사람들은 노후 임대수입을 목적으로 매수한 주택의 보유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이 많은데 이들이 먼저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건축 등 규제완화 호재가 있는 재건축이나 강남권 단지를 제외한 비강남권의 비재건축 매물을 먼저 내놓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강남권 고가주택 매물보다는 수도권 외곽, 지방 아파트부터 매도하려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종필 세무사는 "양도세 중과는 주택 수의 문제인데 최근 수도권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투자목적으로 매입한 경기·인천 등지의 주택을 먼저 팔아 주택 수를 줄이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체로 매물이 늘면 대선 이후 상승 조짐을 보이던 집값도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보유세 기산일인 6월 1일전에 집을 팔도록 유도해 집값 안정을 꾀하려는 것 같다"며 "오는 8월부터 2년이 지난 계약갱신청구권 소진 전세물건이 나오는데 새로 임대차 계약을 맺으면 앞으로 4년간 매도를 못 하기 때문에 지금이 매도를 유도하기에 적기"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매도할 수 있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지족도 나온다. 이달 양도세 중과 유예가 시행되더라도 5월 말까지 급하게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통상 고가주택은 대출을 받을 수 없어 매수자가 잔금을 마련하기까지 최소 2~3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달 시행돼도 보유세 기산일 전까지 전부 매도하긴 쉽지 않고, 새 정부 출범 이후인 5월 11일로 시행일이 넘어가면 올해 보유세 기산일 전까지 매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중개업계의 시각이다. 일반적으로 양도세는 잔금 납부일이 기준이 된다.
일각에서는 일단 매물이 적기에 팔리지 않을 경우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을 봐가며 결정하려는 수요도 많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서초구 서초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올해 보유세를 줄이려면 집값을 크게 내려 급매 수준으로 팔지 않으면 매도가 어려울 것 같다"며 "올해 보유세는 일단 부담하고 시장 상황을 봐가며 매도 여부를 고민하는 다주택자들도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다주택자 보유세 완화 방안 정책에 따라 집을 팔지 않고 다시 버텨보려는 다주택자들도 있을 수 있다. 보유세가 함께 완화되면 집을 팔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한편, 현행 부동산 관련 제도의 뼈대를 만든 민주당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관련해 인수위의 한시 유예 방안에 더한 '플러스 알파(+α)'를 추진한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정책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의총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안으로 '1년 한시 유예안'과 함께 조정지역 여부나 주택 수, 보유 기간에 따라 세율을 달리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대선 공약이었던 취득세 완화와 관련해서도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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