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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제유가 급락에도 정유주 주가는 소폭 하락에 그쳤다. 에쓰오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10% 내린 9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GS와 SK이노베이션 주가는 각각 0.23%, 0.24%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중국 경제 수도인 상하이가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순차적으로 도시 봉쇄에 돌입한다는 소식에 28일(현지시간) 급락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7.94달러(7%) 하락한 배럴당 105.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3월 1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가 급락에도 정유주 주가가 선방한 이유는 등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정제마진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산 경유(디젤) 수출길이 막히자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경유 수요가 늘어나면서 디젤 마진이 급등하고 있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유사들의 제품 비중 중 등유·경유 비중이 50%에 달한다"며 "등유·경유 강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정유사들의 복합정제마진은 밴드 최상단인 배럴당 12달러를 넘어 배럴당 15~20달러 수준을 유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등유·경유 마진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배럴당 평균 6.4달러에 불과했지만 올해 들어 3월 말까지 배럴당 32.4달러로 5배 넘게 치솟았다. 등유와 경유는 물성이 유사해 일부 교차 생산·사용이 가능하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실장은 "항공유로 사용되는 등유 가격이 올해 들어 항공수요 증가 때문에 오르고 있다"며 "등유와 생산설비를 공유하는 경유 가격도 정유사들이 등유 생산을 늘림에 따라 공급을 줄이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유 마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급등하고 있다. 러시아의 경유 및 중간재 수출량은 하루 200만배럴로 전 세계 수요의 6%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유럽은 자동차, 공장, 농기계 등을 가동하기 위한 경유·중간재 수입의 39%를 러시아에 의존해 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경유 수입 길이 막히자 유럽이 전 세계에서 경유 사재기에 나서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유럽에서 2020년부터 전력 생산에 경유가 더 많이 사용되고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항공기·탱크·장갑차 가동에 들어가는 경유 사용량이 증가한 것도 경유 가격을 높이고 있다.
경유 마진의 구조적 강세는 향후 1~2년 더 지속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서방국들이 러시아산 가스, 원유에 대한 제재를 이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경유 마진 급등에 따라 정유사들은 1분기에 분기 최대 실적을 달
[김제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