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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신용현 부대변인이 25일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프레스 다방`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특히 대선 막판 윤석열 당선인과 단일화에 성공한 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에 오른 안철수 테마주가 들썩이는 모습이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 안 위원장이 창업한 회사 안랩의 주가 흐름이다.
안랩은 지난 17일부터 5거래일 연속 급등하다 24일 오후 들어 돌연 급락 반전했다. 안랩 주가가 미친 듯 오르던 단 5거래일 동안에는 무려 101%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8일 장중 기록한 6만3500원과 비교하면 약 한달새 244%가 폭등한 셈이다. 이에 안랩 주가는 역대 장중 최고가(16만7200원)를 10년 만에 뛰어 넘어 22만원선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그러던 중 지난 24일 오후 장중 한때 -21.33%을 기록한 데 이어 결국 -17.52%로 장을 마쳤고, 지난 25일 역시 6.41% 낙폭을 기록하면서 그간의 폭등세는 진정된 모습이다.
안랩 주가가 널뛰기 장세를 보인 건 대량 매수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물량을 덜어내고 나섰기 때문이다. 안랩의 주가를 끌어 올린 건 외국인들의 매서운 '사자'세 영향이 컸다. 외국인들은 지난 14~23일 8거래일 연속 안랩에 대해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외국인들은 안랩 1420억원어치를 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인내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외국인들은 지난 24일 돌연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안랩 주가는 속절 없이 하락했다.
반면 개미들은 롤러코스터 같은 장세에 그대로 휩쓸렸다. 지난 23일까지만 해도 안랩에 '팔자'세를 보이던 개인 투자자들이 다음날인 24일 매수 우위를 보였다가 하루만인 25일에는 또 다시 물량을 덜어냈다.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지난 25일 개인투자자들의 안랩 평균가대비율은 -5.55%로, 이날 하루 개인들이 코스닥 시장에서 매도한 종목 중 안랩이 가장 큰 손해를 안겨준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 몫을 두둑히 챙기고 급히 떠난 그 자리에 개인 투자자들이 덩그러니 남은 것이다.
실제 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던 JP모건 시큐리티즈는 3일간 단타로 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JP모건은 공시를 통해 안랩 보유 주식 수가 지난 17일 53만8878주에서 7만9191주로 줄었다고 밝혔다. 단 3일간 45만9687주를 처분한 것이다. 17일 종가(9만1200원)와 21일 종가(11만4700원)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JP모건은 약 108억원의 차익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안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안랩 186만주(18.57%)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이에 안랩이 비교적 실적이 탄탄한 보안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안 위원장의 정치적 행보에 따라 급등락을 보이는 전형적인 테마주 장세를 보여왔다. 이번 안랩 주가의 폭등세의 시작이 안 위원장의 국무총리 임명설 때문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다만 현재 국무총리직에 여러 인물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만큼 안 위원장이 국무총리를 맡을 가능성이 크지만은 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안 위원장이 차기 국무총리 유력 후보로 떠오르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국무총리행 좌절시 주가에도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안 위원장이 국무총리직에 임명될 경우 안랩 지분 처분의 문제도 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의하면 국무총리가 될 안 위원장은 자신의 지분을 직접 매각하거나 백지신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백지신탁을 통한 블록딜(시간외매매) 방식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는데, 이 또한 주가 변동폭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주식의 경우 회사의 실적과 전망 등 펀더멘탈에 의한 투자 결정보다는 이슈에 따라 움직이는 행태가 많다보니 안랩 역시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해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며 "안 위원장이 국무총리로 임명될 경우에는 백지신탁 이슈가 있지만, 단순히 국무총리가 됐다는 이유로 안랩 주가가 오를 수도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안랩만큼 이목을 끌었던 윤 당선인 관련주 NE능률 주가 역시 출렁이고 있다. NE능률은 제 20대 대통령 선거일 다음날이었던 지난 10일 장중 한때 18% 가량 급등했지만 지난 11~15일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 23일에는 장중 한때 22% 가까이 치솟으며 14% 상승 마감했으나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하락하며 오르락내리락 장세를 펼치고 있다. NE능률의 경우 최대주주 윤호중 hy 회장이 윤석열 후보와 같은 파평 윤씨라는 이유로 관련주로 분류됐다.
윤 당선인이 내놓는 공약에 따라 새로운 테마주가 속속 등장하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최근 윤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용산에 본사가 있다는 단순한 이유 등으로 주가 급등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일례로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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