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나금융지주는 이날 오전 정기 주총을 열고 함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가결했다. 임기는 3년이다. 2012년 그룹 회장에 취임해 10년간 하나금융을 이끌었던 김 전 회장은 이날부로 임기를 마쳤다. 이날 주총에서는 김 전 회장에게 특별공로금 50억원을 주는 안도 통과됐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8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함 신임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그러나 함 회장의 법률 리스크가 부각되며 주총 선임안 통과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함 회장은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금융당국에서 중징계를 받았는데 이에 불복해 징계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가 주총을 열흘가량 앞둔 지난 14일 패소 판결을 받았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 등이 법률 리스크를 이유로 회장 선임안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주주들은 67.5% 지분을 갖고 있다.
![]() |
↑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함영주 부회장이 하나금융 차기 회장으로 선임됐다. 명동 사옥 1층 로비에 하나금융 주총 참석 주주들을 맞이하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이날 주총에서는 함 회장 선임안이 높은 찬성률로 통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함 회장이 그룹 부회장과 하나은행장으로 재임하던 시기 하나금융과 하나은행이 4대 금융지주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이익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경영 성과를 보인 것이 주주들의 의사 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인 주주들이 ISS 같은 의결권 자문기관의 의견을 참고하긴 하지만 이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오히려 숫자로 나타나는 기업 경영실적과 지배구조 안정을 더 중요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함 회장이 그간 보여준 경영 성과와 중간 배당을 비롯해 하나금융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점 등이 찬성표를 받는 데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함 회장은 상고 출신으로 말단 은행원에서 4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서울은행과 하나은행 통합 후 하나은행에서 충청영업그룹을 이끌며 영업 실적을 전국 1위에 올려놓는 성과를 올렸다. 통합은행장 취임 후에는 교차 인사발령 등을 통해 자산관리에 강점을 가진 하나은행과 외국환 업무에 강점을 가진 외환은행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했고 결국 두 은행의 통합을 큰 무리 없이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6년 3월부터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겸직했고 2019년부터는 경영지원부문 부회장으로 그룹의 전략, 재무 기획 등을 총괄해왔다.
한편 같은 날 열린 KB금융 주총에서는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이 무산됐다. KB금융그룹 노조협의회는 지난 9일 KB금융그룹 이사회 사무국에 한국해외투자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상임이사를 지낸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서와 위임장을 전달한 바 있다. KB금융그룹 노조 또는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지금까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사외이사 선임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우리금융은 중간배당 등 주주 마음잡기에 나섰다. 우리금융은 이날 서울 중구 본사에서 정기 주총을 열고 중간배당과 관련한 기준일을 6월 30일로 정하는 내용
[김혜순 기자 /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