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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 국내 일임형 랩어카운트 계좌의 총잔액은 약 151조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5조원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며 계약 고객 수와 계약 건수 모두 사상 처음으로 각각 185만명, 200만건을 넘겼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공모펀드 규모는 약 6조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펀드와 비교해 랩어카운트 시장에 두 배가 넘는 자금이 몰려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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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 랩어카운트는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 이상이었던 만큼 고액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소 가입금이 1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지며 일반 투자자들도 가입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최근에는 최소 가입금이 불과 10만원인 상품도 등장했다. 메리츠증권의 '메리츠 펀드마스터랩'은 최소 가입금액이 10만원으로, 계약을 중도 해지할 시에도 별도 수수료가 없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적립식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며 기업가치가 우수한 종목을 담은 펀드 5~6개를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상품군이 다양해진 것도 인기에 한몫했다.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은 금에 투자하는 랩어카운트, AI 로보어드바이저가 운용하는 랩어카운트 등 독특한 특징의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이달 초 KB증권은 금 현물 ETF와 금 채굴 기업 등에 투자하는 KB able 골드 헌터 랩을 출시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업계 최초로 증여 서비스를 결합한 증여랩을 내놨다. 장기간 운용해 자녀에게 증여할 수 있는 상품으로 지속가능성 면에서 평가 점수가 높은 세계적 기업을 선정해 투자한다.
테마형 ETF로 구성된 랩어카운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재생에너지, 2차전지, 혁신 성장기업 등 다양한 테마형 ETF에 분산 투자해 위험을 줄인다는 전략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X ETF랩'은 청정에너지, 디지털 헬스케어, 게임 등 다양한 메가 테마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전문가가 유망 테마를 선정해 투자하는 방식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글로벌 혁신 ETF랩'은 캐시 우드가 이끄는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ARK)의 성장주 ETF 5종에 투자한다. 혁신기술, 유전자 혁명, 인터넷, 로봇 등 다양한 테마에 동시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I를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도 각광받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AI 알고리즘이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토대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수수료가 비교적 저렴하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규제 완화 움직임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 중이다. 2019년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이 통과되며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의 비대면 투자일임 서비스 빗장이 풀렸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국내 가입자 수는 2017년 12월 대비 약 10배 늘어났다. 전년 동기인 2020년 6월과 비교하면 81.7% 증가했다. 올해부터 전면 시행되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에 따라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투자자문·투자일임업을 겸업하려면 AI를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방식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콴텍, 파운트, 핀트, 쿼터백 등 주로 핀테크 업체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중 파운트와 콴텍은 지난해 말 나란
[신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