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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의 디지털자산 공약 핵심은 △코인 양도소득 5000만원까지 세금 면제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및 디지털산업진흥청 설립 △국내 코인발행(ICO) 허용과 IEO 도입 △NFT 거래 활성화 등 네 가지다. 윤 당선인은 디지털자산을 투자해 얻은 수익의 경우 5000만원까지 양도소득세를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디지털화폐를 양도하거나 대여했을 때 발생하는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된다. 만약 소득이 250만원을 초과한다면 20%의 세율이 적용된다.
반면 주식 투자 소득은 2023년부터 시행되는 금융투자소득세가 5000만원까지 공제되기에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윤 당선인 측은 디지털자산 소득을 금융투자 소득으로 분류하지 않고 대신 '디지털자산 소득'을 신설해 과세하겠다는 입장이다. 과세 시기는 2023년 1월이지만 확정된 건 아니다. 과세 시기가 뒤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윤 당선인은 '디지털자산 기본법'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코인 부당거래 수익에 대해 사법절차를 통한 전액 환수, 해킹이나 시스템 오류 발생에 대비한 보험제도 도입·확대, 디지털자산 거래 계좌와 은행을 연계시키는 전문 금융기관 육성 등이 골자다.
투자 기회 측면에서 눈길을 끄는 건 IEO와 NFT 관련 공약이다. 윤 당선인은 국내 ICO도 찬성하는 입장이다. 다만 안전장치 마련을 위해 우선 IEO 방식부터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IEO는 투자자가 거래소를 통해 코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법이다. 공모주 청약과 비슷하다. 개발사가 발행한 코인을 가상화폐거래소가 위탁판매하는 형태다. 거래소가 1차 검증을 맡는 것이 장점이다. 거래소가 중개인이 돼 프로젝트와 투자자 사이에서 검증자와 중개 역할을 해 투자자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2017년께 국내에서 ICO 사기가 매우 많았던 걸 떠올린다면 IEO는 훨씬 믿을 만한 초기 투자다.
상장을 담보하기에 수익률도 비교적 높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IEO 플랫폼은 단연코 바이낸스 론치패드다. 론치패드(Launchpad)는 말 그대로 발사대다. 코인 가격이 '떡상'하길 바라는 의미다. 실제로 수익률도 대부분 좋았다. 코인 투자자들에게 이미 너무 유명한 액시인피니티(AXS) 등이 바이낸스 론치패드를 통해 데뷔한 코인이다. 액시인피니티의 IEO 공모가는 0.1달러(120원)였다. 액시인피니티의 바이낸스 기준 최고가는 166.1달러(20만2558원)다. 공모가에 사서 최고가에 팔았으면 수익률이 1661배다. 최고가 대비 한참 하락한 지금도 52.3달러이기에 523배에 해당한다.
IEO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국내 코인 시장의 잠재력이다. 한국은 블록체인 잠재력이 뛰어난 나라로 평가받지만 ICO가 허용되지 않는다. 정부가 2017년 ICO를 금지한 이후 국내 코인 업계는 해외에서 코인을 발행해 국내 거래소에서 상장해왔다. 하지만 IEO가 허용된다면 투자자들의 위험은 줄고 코인을 발행하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토종 코인 중엔 전체 코인 시가총액 7위의 '루나'나 카카오 자회사인 그라운드X가 개발한 가상화폐 '클레이' 등 주목받는 프로젝트가 많다. 주식시장에서 보였던 국내 투자자들의 높은 공모 열기와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잠재력이 만난다면 IEO를 통해 주목받은 신규 프로젝트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바이낸스 론치패드를 통해 IEO 참여 방법을 살펴보면 공모주 청약과 비슷하다. 바이낸스 론치패드의 경우 바이낸스코인인 BNB를 일주일 동안 보유한 평균량만큼 청약 가능 금액이 주어진다. 물론 이 금액으로 모두 청약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경쟁 청약이기 때문에 경쟁률에 따라 그때그때 다르다. 보유량이 많으면 더 많이 청약할 수 있다.
윤 당선인은 NFT 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특히 기술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법으로 금지된 것 빼고 모두 가능한'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입장이다.
IEO에 더해 NFT가 활성화된다면 게임 회사들과 그들이 발행한 코인을 주목해볼 만하다. NFT와 게임은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게이머들 사이에서 게임 아이템 등을 현금으로 사는 것을 일컫는 '현질'은 이제 자연스러운 일이 된 지 오래다. 게임 아이템을 사기 위해 돈을 쓰고, 때론 아이템을 팔아 현금화하기도 한다. NFT는 이 거래에 '신뢰'를 더해준다. 게임 아이템에 고유성을 부여하고, 버그로 아이템 복사가 일어나거나, 해킹이 되더라도 원본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증명서 역할을 한다. 게임 속 경제 체계가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 NFT 활성화로 게임이 더 주목받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게임 회사 위메이드는 지난해 8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미르4'를 출시하면서 주가가 크게 뛰었다. 지난해 8월 3만8000원대였던 위메이드 주가는 그해 12월 24만5000원까지 갔다. 미르4 유저는 게임 내 아이템인 '흑철' 10만개를 채굴하면 게임 내 코인인 '드레이코' 1개와 교환할 수 있다. 드레이코 1개는 가상화폐 위믹스 1개와 교환된다. 게임 내 흑철 10만개가 위믹스 코인 1개로 바뀌는 셈인데, 유저는 위믹스가 상장된 가상화폐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다. 게임 회사가 아닌 게임 회사가 발행한 토큰도 주목해볼 만하다. 최근 '컴투스 코인'으로 불리는 컴투스-컴투스홀딩스의 C2X 코인이 해외 거래소 FTX에 상장됐다. 국내 주요 게임사 중에선 다섯 번째로 발행하는 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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