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에 한 번 새벽 강제 기상" 층간소음에 스트레스…이사비용 보험도 등장

↑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서울의 한 원룸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층간소음 피해자다. 이틀에 한 번 꼴로 새벽마다 위층에서 들려오는 발망치 소음에 강제 기상한다. 층간소음 때문에 조심해 달라는 쪽지를 위층에 건네기도 했지만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A씨는 위층 사람을 보면 '까치발 들고 사시라'는 말을 면전에서 내뱉고 싶지만 혹여 해코지라도 당할까 걱정된다. A씨는 "안 당해 본 사람은 모른다"고 말했다.
이웃 간의 분쟁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공동주택 층간소음 분쟁에 대비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이 나와 눈길을 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아파트, 연립, 다세대 주택을 포함한 공동주택의 비율이 76.4%에 달해 층간소음에 따른 민원, 폭력 등 사회적 문제가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1호 디지털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은 층간소음으로 인해 불가피한 이사가 필요한 경우 이사비용을 보상하는 '캐롯 층간소음 이사보험' 상품을 최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주상복합, 아파트 거주자에 한해 층간소음으로 인한 분쟁조정 신청에도 불구하고 이사를 해야할 경우 이사비용을 200만원 한도에서 보장한다.
예컨대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 환경분쟁조정위원회, 이웃사이센터 등에 분쟁조정 신청이나 상담이력이 있으면 이사비용을 최대 200만원까지 보장한다.
앞서 나온 관련 보험 상품은 층간소음 측정 결과에서 일정 수준 이상 데시벨을 초과해야 정액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과 달리 캐롯손보의 상품은 층간소음에 따른 분쟁조정 상담이력만 있어도 보험금 지급 대상이 된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보험료는 일시납이며 전세 입주자는 1만2000원, 자가 입주자의 경우 1만7000원으로 층간소음에 따른 이사비용에 대비할 수 있다. 여기에 법률비용 보상 특약을 추가하면 부동산소유권 및 임대차 보증금과 관련해 2000만원 한도로 법률비용도 보장한다.
가입은 전입일 포함 90일 이내 신청할 수 있으며 전세의 경우 21개월, 자가의 경우 24개월의 보험기간 적용으로 장기화할 수 있는 분쟁에 대비해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주거 형태가 월세라면 상품 가입 대상에서 제외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층간소음은 개인마다 체감 정도가 다르고 협의 후에도 재발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에 원만한 해결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이런 취지에서 상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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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에이스손해보험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법률에서 정한 층간소음 기준이 이웃으로부터 발생해 초과하면 50만원을 정액 지급하는 'Chubb 층간소음피해보장 특약'을 출시한 바 있다.
법률에서 정한 소음측정기관 또는 측정대행업체에서 측정한 소음측정 결과가 관련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최초 1회에 한해 50만원을 지급한다. 보험기간은 3년이며 보험료는 일시납으로 790원이다. 단체보험 또는 주택보험의 특약으로 판매된다.
한국환경공단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9년 3월부터 이날 현재까지 층간소음 갈등으로 이웃사이센터 홈페이지에서 이뤄진 상담신청만 3만4215건이다. 또, 층간소음으로 정식 접수된 민원은 2015년 1만9278건, 2016년 1만9495건, 2017년 2만2849건, 2018년 2만8231건으로 증가세다. 신고 없이 그냥 참고 사는 경우도 있는 만큼 실제 층간소음에 따른 갈등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정부민원안내콜센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층간소음 관련 스트레스 피해 여부에 대해 79%가 '층간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답했을 정도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