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액주주들의 권리 행사가 주목받는 가운데 한국조선해양 소액 주주들이 전자투표를 통한 캠페인에 나섰다. 주가 하락에 대한 회사 측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20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 소액주주 연대'는 자발적으로 전자투표를 권장하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주주들은 회사 측이 물적분할을 통해 주주가치를 훼손시켰다며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적극 권리를 행사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권리 행사 캠페인은 한 주주의 전자투표 독려 제안에서 시작됐다. 지난달 말 주주 A씨는 "대주주나 경영진이 소액주주를 두려워하지 않거나 무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다수 소액주주들이 의결권 행사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전자투표 캠페인은 소액주주 운동 혹은 동학개미 운동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독려했다.
주주들이 행동에 나서는 이유는 최근 한국조선해양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의 주가는 지난해 중순 16만3500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45.57% 하락한 8만9000원에 머물고 있다. 사실상 1년도 안돼 주가가 반 토막 난 것이다.
한국조선해양은 과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물적분할을 통해 만들어진 조선 중간지주사다. 회사 측은 이후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로 편입된 현대중공업 상장을 추진했고 한국조선해양 주가는 지주사 할인 우려로 급락했다. 회사 측은 향후 또 다른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 기업공개(IPO)도 진행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움직임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주주대표소송이 쉽지 않고 인정을 받아도 배상액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하면 적은 편"이라며 "주주들이 가장 먼저, 쉽게 할 수 있는
과거엔 주주총회장에 직접 참석하거나 사전에 위임해야 해 의결권 행사에 제약이 있었지만 현재는 전자투표가 가능하다. 전자투표는 한국예탁결제원이 제공하는 온라인 시스템에 접속해 주주임을 인증한 후 진행할 수 있다.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