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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상장 1년째를 맞은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상장 첫날 종가 대비 약 12% 하락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에 성공하며 16만9000원에 거래를 마감한 후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한 지난해 8월 36만2000원까지 치솟았지만, 현재 14만800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5월과 8월에 각각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카카오뱅크 주가도 첫날 종가 대비 각각 24.92%, 24.36% 하락했다. 비교적 최근 상장한 카카오페이와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주가가 각각 24.61%, 24.36% 빠지며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롯데렌탈과 크래프톤의 현재 주가는 공모가보다도 낮아진 상황이다.
이 같은 대형 IPO 종목들의 추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와 긴축 정책 등으로 증시가 부진한 영향이 컸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더해 지난해 공모주 시장 과열로 인해 시초가가 높게 형성된 종목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NH투자증권은 인공지능(AI) 기술 중 하나인 군집화 분석을 통해 최근 상장사들의 주가 하락 원인이 국내 IPO 시장에서 발생하는 초기 성과 과잉과 장기 성과 부진에 있다고 분석했다.
김규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PO 시장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적정 가치 발견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며, 상장 초기는 물론 장기적으로도 공모주 주가에 왜곡이 발생한다"며 "크게 초기 성과 과잉과 1년 이상의 장기 성과 부진이라는 두 형태로 나타나는데, 두 현상이 겹치면 공모주 주가 변동성이 증가해 투자자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3~2021년 상장 공모주(스팩 제외)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95% 높았던 종목들은 1년 후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44%로 반 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초가가 공모가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낮았을 땐 장기적으로 공모주 평균과 유사한 수익률을 보이거나 더 높았다.
지난해처럼 IPO 시장이 과열될수록 상장 초반과 1년 후의 장·단기 성과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특히 코스피에 비해 코스닥 공모주가, 기업집단 공모주 대비 일반 공모주가 장·단기 수익률 격차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연간 IPO 공모금액은 전년보다 4배 급증해 역대 최고치인 20조원을 달성하며 과열 양상을 보였다. 공모가 대비 상장 당일의 종가 수익률 평균은 지난해 57.4%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았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상장 당일 주가가 가장 화려한 상태에서 다음 날부터 지수 산정에 반영되는 것"이라며 "증시 전체의 시가총액은 늘어나지만 가지고 들어오는 이익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고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관투자자들의 의무 보유 기간이 끝나고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그 뒤부터는 기업 자체의 펀더멘털이나 호재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선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 계획을 철회하거나 공모가를 희망 범위보다 낮게 확정하는 등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 악화와 공모가를 둘러싼 고평가 논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장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
[김금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