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채용 플랫폼 잡플래닛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성장을 위한 투자 자금을 마련하고 일부 주주들의 자금 회수를 돕기 위해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잡플래닛 운영 업체 브레인커머스는 최근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내년 하반기께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작년까지 법정 감사를 안 받았으며 현재 회계 기준을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2023~2024년 사이 증시 입성을 목표로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잡플래닛은 지난 2013년 시작된 구인, 구직, 채용 플랫폼이다. 서비스 시작 이후 현재까지 축적된 기업 정보는 750만 건, 개인 회원 수는 450만명에 달한다. 월평균 페이지 조회수는 1억7500만건 정도다. 구직자 사이에선 회사에 대한 꼼꼼한 후기들이 담겨있는 사이트로 유명하다. 전현직 종사자들이 근무 경험과 회사 추천 여부, 평점 등을 익명으로 남길 수 있어 참고 자료가 풍부하다. 심지어 벤처캐피털들도 투자 검토 단계에서 해당 기업의 잡플래닛 후기를 살펴보는 분위기다. 그만큼 이용자들이 남긴 데이터들의 신뢰도가 높다는 얘기다.
브레인커머스는 터닝포인트HR, 웨이메이커 등 두 개의 헤드헌터 업체도 운영 중이다. 잡플래닛은 기업들에게 홍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10일부턴 자체 엄선한 우수 기업들의 채용 정보를 선별 제공하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외관 상으론 일반 채용회사와 대동소이하지만, 업무 프로세스에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을 가미했다. 브레인커머스가 채용 플랫폼을 넘어 IT 스타트업의 정체성을 내세우는 건 이 때문이다.
브레인커머스의 실적은 감사법인으로 지정되지 않아 공시된 바가 없다. 2020년도 적자였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다. 알토스벤처스와 본엔젤스, 한화인베스트먼트(현 한화증권) 등 6곳의 기관들은 잡플래닛 플랫폼의 잠재력을 높게 보고 초기 단계에 주주로 참여했다. 이 중 일부는 상장과 함께 자금 회수를 고려하고 있다.
IB 업계에선 브레인커머스가 몸값 산정 시 국내외 업체들을 골고루 참고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상장사 중에선 사람인HR(시가총액 4681억원)이 유일한 비교군으로 거론된다. 해외 증시에선 호주증권거래소에 상장된 SEEK(약 9조8000억원) 등의 주가 추이와 실적을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