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KDB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의 지방 이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면서 금융공기업 직원들이 동요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경력직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전국은행연합회 채용 결과에 금융권의 각별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공기업 지방 이전과 관련해 서울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 다수가 은행연합회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1월 초 경력직 채용 공고를 내고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 18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 은행연합회는 합격자를 대상으로 채용 검진과 서류 제출 등 최종 절차를 밟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경력직 채용 절차를 통해 주기적으로 직원을 선발해왔다. 올해도 정보기술(IT)과 금융일반 분야 등에서 10명 안팎의 경력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유독 올해 채용이 주목받는 것은 금융공기업의 지방 이전 이슈와 맞물려 직원들 이탈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경력직 채용에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공기업 직원이 다수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부산을 방문해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공언했다. 산업은행의 지방 이전이 본격화되면 한국수출입은행과 IBK기업은행 등 다른 금융공기업의 이전 논의도 본격화될 수 있어 이들 기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동요하고 있다. 이처럼 직원들의 이탈 움직임에 금융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금융공기업 관계자는 "지방 이전 이슈가 불거진 뒤 직원들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핵심 인재들이 빠져나가며 우리나라 산업금융과 수출입 관련
금융공기업의 지방 이전 공약을 이행하기까지 수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산업은행법, 한국수출입은행법, 중소기업은행법에서 '은행의 본점은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규정하고 있어 법안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유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