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내 증시가 부진한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지금이 저점'이라는 판단으로 '빚투'에 나섰지만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7일 기준 21조475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최저치(20조7250억원)를 기록한 지난달 21일보다 7502억원 증가한 액수다. 연초부터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10% 넘게 줄었던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달 중순이 지나면서 증가 추세로 전환했다. 공격적인 투자에 활용되는 미수거래(외상)도 증가 추세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17일 기준 2936억원으로 월초보다 30% 넘게 증가했다.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가며 투자에 나선 건 '바닥론'에 기대를 걸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탄'이 부족한 개미들이 이자 비용과 반대매매 위험에도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수익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18일 종가 기준 지난 한 달간 개인이 투자한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6%를 기록했다. 두산중공업을 제외하면 전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가장 부진한 종목은 LG화학(-22%), LG에너지솔루션(-16%)이었다. 개인이 3조원 넘게 사들인 삼성전자도 5% 하락했다.
다만 중간 성적표가 부진할 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승 곡선을 그린다는 긍정론도 나온다. 이번주 들어서는 10개 종목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과 두산중공업을 제외하면 전부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경계심을 늦춰선 안 되지만 일단 반등의 조건은 갖췄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월 FOMC가 무난히 지나가면서 최악의 상황이 끝나고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
다른 한편에서는 추세적 반등 가능성보다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단순히 가격 조정이 이뤄졌다고 해서 이것이 투자 수익으로 연결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강민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