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증권가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증시 첫 개장일이었던 지난 1월 3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 4조 3135억원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단연 규모로만 보면 압도적인 1위다. 개인들은 삼성전자 다음으로 현대차(1조1197억원)와 네이버(1조860억원), 카카오(1조335억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이들 종목 매수 금액을 모두 합쳐도 삼성전자 매수 규모에 한참 못 미친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기간동안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9조 8308억원을 사들였는데 이중 44%가 삼성전자에 집중된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넉달 만에 6만원선으로 내려오자 개인 투자자들은 조심스레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일부 투자자들은 주식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6만 전자'를 기다렸다는 반응을 잇따라 내놓기도 했다.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전자의 주가가 6만원으로 떨어지며 바닥을 다진 뒤 8만원선을 회복하는 흐름을 반복해왔단 설명이다.
실제 지난 2020년 11월 5만원선이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점차 올라 지난해 1월 9만원선을 돌파한 뒤 10만전자 달성을 목전에 두기도 했다. 물론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11일 장중 9만6800원을 기록한 이후 약 5개월 간 '8만전자'에 갇혀 옴싹달싹하지 못했고, 지난해 10월에는 재차 6만원선으로 떨어지며 많은 개인 투자자들을 울렸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연말에는 8만전자를 탈환했다. 다만 올해도 삼성전자가 이같은 흐름을 보일 지는 미지수다.
일단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해 국내외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은 탓이다. 또 최근 삼성전자는 해킹 이슈와 GOS(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 논란 등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8일에는 종가 기준 넉달 만에 6만 전자로 내려앉은 데 이어 15일에도 7만원선을 내주며 장을 마쳤다. 이후 16~17일 1%대 강세를 보이며 7만1000원을 회복했지만 18일 0.70% 하락하며 7만원선을 간신히 지켰다.
삼성전자는 성난 주주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노력중이다. 삼성전자 부회장인 한종희 DX부문장은 지난 16일 열린 제 53기 주주총회에서 최근 GOD 논란과 관련한 주주들의 날 선 질문에 "주주와 고객에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고객 여러분 마음을 처음부터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허리 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주가 회복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KTB투자증권은 지난 16일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적극 매수'로 상향하기도 했다. 올해 2분기부터 파운드리 증설 효과와 메모리 수요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변수도 많지만 우호적인 이슈도 지나치게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오는 30일 미국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의 실적발표와 4월 메모리 고정 거래 가격이 상승한다는 점에서 메모리 대형주에 대한 저점 분할 매수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