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보다 21.4원 오른 1214.3원에 마감했다. 20원이 넘는 상승 폭을 기록한 것은 2020년 3월 27일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최근 달러당 원화값은 대외 변수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우려 등으로 달러당 원화값이 1년10개월 만에 1240원대로 내려가기도 했다.
달러당 원화값이 최근 이틀 동안 28.5원 오르면서 이달 초부터 이어졌던 하락분을 상당 부분 되돌렸다. 이달 4일(종가 기준 1214.2원) 이후 13일 만에 1210원대를 회복한 것이다.
이날 원화값 상승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FOMC 회의 결과가 시장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 그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통상 세계 경제 위기가 발생하면 대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달러로 수요가 몰리며 달러당 원화값은 내리게 된다. 3월 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0.25∼0.50%로 결정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FOMC 직전 연준이 통제되지 않는 물가 우려로 50bp(1bp는 0.01%포인트) 인상도 가능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자칫 통화긴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결국 시장 기대와 부합하는 수준의 금리 인상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단의 평화 협상이 큰 진전을 이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간 시장에 퍼졌던 공포감을 해소하는 데 크게 작용했다.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화 메시지도 원화값 강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서 "환율 상승(원화값 하락) 속도가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시장을 안정화하는 노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 상승에도 외환시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영향을 받으며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에 원화값이 급등했지만 휴전으로 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며 "러시아 디폴트 위험도 배제할 수 없어 단기간 내 달러당 원화값이 1100원대로 오르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다만 달러당 원화값이 직전 저점(1242원)을 뚫고 더 내려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백 연구원은 "최근 한 달간 시장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