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터로 본 코로나시대 ◆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았던 핵심 상권, 비대면 수업으로 학생들 발길이 끊긴 대학가, 유동인구가 많아 비싼 임대료를 자랑했던 역세권 등이 코로나19에 더욱 취약했다는 것이 데이터로 확인됐다. 주택가는 '동네 상권'이 뜨면서 주변 거주민 수요로 벌충할 수 있었지만, 유동인구가 아예 끊긴 상황에서는 버텨낼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
서울신용보증재단 취약성 지수는 상권이 팬데믹에 얼마나 불리하게 작용하는지(민감도)와 피해를 완화하고 위험에 적응하는지(적응력) 등을 포괄하고 있다. 최고점은 100으로 취약성 지수가 높을수록 큰 타격을 받았다는 의미다.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에 가장 취약한 상권은 용산구 이태원 인근으로 나타났다. 이태원 상권에 포함된 이태원제일시장(취약성 지수 99)과 녹사평대로46길(취약성 지수 98)은 1482개 상권 중 취약성 1, 2위였다. 이 지역은 저녁 매출 의존도가 높고 외국인 관광객이 집중적으로 몰렸던 곳이다.
반면 임차료 등 고정비용이 높고 경영 능력 측면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아 취약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비슷하게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임차료가 높은 마포구 합정~홍대입구~경의선 숲길 상권도 코로나19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등포구 대림역과 디지털단지역 사이 상권도 팬데믹에 취약했다. 중국 동포 밀집지역인 대림2동을 포함한 곳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상권은 경영 능력과 자금 조달 능력, 저녁 매출 비중, 디지털 기술 수용력, 고정비용 특성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감염병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악구 대학동 고시촌과 소위 '녹두거리' 상권도 고위험 판정을 받았다. 고시촌과 녹두거리는 위치상 외부 사람들이 아닌 인근 서울대 학생들에게 의존하는 소규모 점포들이 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이 두 곳은 자금 조달 능력이 떨어져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피해가 컸다.
서울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분석 결과 감염병 팬데믹에 취약한 이유는 상권마다 달랐다. 이를 고려한 맞춤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철수 서울
[류영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