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NH투자증권은 국내 의료기기주가 앞으로 큰 폭으로 재평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평가 근거로는 국내 의료기기 업종의 낮은 주가배수와 양호한 수출 실적이 꼽힌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헬스케어 의료기기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7배로 제약(12배), 바이오테크(11배)에 비해 높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셰어스(iShares) 헬스케어 상장지수펀드(ETF) 의료기기 부문 PER는 33배로 역시 제약(16배)보다 높다.
반면 국내에선 코스닥 의료기기 업종 PER가 2019년 이후 줄곧 13배 수준으로 제약 업종과 비교해 낮다. 코스닥 제약 업종 PER는 2020년 하반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진단키트주의 강세로 30배를 웃돌았다가 지난해부터 하락해 현재는 15배 수준이다. 통상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가=PER×주당순이익(EPS)'으로 계산하는데 PER가 낮다는 것은 높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의료기기의 수출 전망도 밝다. 코로나19 진단키트와 백신을 제외한 국내 의료기기 부문 수출은 2019년 2.7%, 2020년 2.8%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지난해 26.8% 성장하며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에도 1월 48%, 2월 50% 등 고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진단키트를 제외한 지난해 전체 의료기기 수출은 필러(35%), 미용기기(15.2%), 임플란트(11.8%)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시장에서는 제약 대비 의료기기섹터의 주가배수가 더 높으나 국내 시장은 반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에 중국과 러시아가 포함돼 있다는 점은
지난해 기준 국내 미용기기 지역별 수출비중은 미국과 브라질이 각 15.3%, 11.3%로 비중이 높다. 임플란트의 경우 중국과 러시아가 각 41.4%, 13.1%로 높은 편이다.
NH투자증권은 의료기기주 최우선 추천종목으로 바텍, 클래시스, 덴티움, 대웅제약을 꼽았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