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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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16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는 지난 8일 이후 정지됐던 니켈 거래를 재개했다. 거래가 다시 시작된 직후 니켈 가격이 일일 가격 제한 폭인 5% 아래로 떨어지자 LME는 다시 거래를 일시 정지했다.
거래를 중단하면서 LME는 "가격이 하한가 아래로 떨어진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일부 거래의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LME는 오후 2시에 거래를 시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하한가에 니켈을 매수하려는 주체가 없어 약 1시간 동안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니켈은 스테인리스강, 2차전지 등에 활용되는 핵심 소재다.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의 중요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니켈 수요가 급증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영향으로 니켈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됐다. 전 세계의 니켈 중 10%가량이 러시아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니켈 가격이 폭등했고 이에 부담을 느낀 테슬라는 차량 가격을 인상했다.
LME 거래가는 니켈 가격의 지표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이번 소동이 안 그래도 혼란스러운 니켈 시장에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케이스 윌디 롬코메탈 트레이딩 책임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LME의 사고로 인해 이미 부족한 유동성이 더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려고 했던 사람들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위드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연구원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LME의 이런 사고는 시장과 참여자 모두를 너무 힘들게 한다"며 "LME 거래가를 지표로 활용하는 시장 참여자들에겐 지표가 없어지는 꼴"이라고 말했다.
결국 16일 니켈 3개월물 선물 가격은 5% 떨어지며 하한가인 t당 4만5590달러에 마감했다. LME는 17일부터 니켈의 상·하한가 폭을 5%에서 8%로 넓힐 방침이다.
니켈 가격이 갑자기 하한가를 기록한 이유로는 시장 혼란이 꼽힌다. 원자재 중개 업체 마렉스스펙트론의 알레스테어 문로 연구원은 투자 메모에서 "롱포지션(매수 위주)에 있는 시장 참여자들은 고장 났다고 느껴지는 시장에서 빨리 탈출하고 싶어한다"며 "이번 폭락은 시장에 만연한 이런 분위기를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LME의 니켈 거래를 정지시킨 직접적인 원인은 중국 철강·니켈 생산 업체 칭산그룹의 대규모 니켈 매도 포지션이었다. 칭산그룹은 지난해부터 니켈을 공매도했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니켈 값이 폭등하자 숏커버링(공매도 투자자가 가격 상승으로 환매수하는 것)에 나섰다. 칭산그룹 자금이 유입되자 오르던 니켈 가격은 더 폭등했다.
그 결과, 니켈 가격이 이틀 동안 250% 치솟았다. 한때 10만달러를 돌파하는 이상 현상이 발생하자 결국 LME는 8일 니켈 거래를 정지시켰다. 동시에
한편 이번 사태로 LME는 니켈 시장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LME는 중개회사가 600t 이상의 니켈을 거래하는 고객의 매수·매도 포지션을 공시하게 했다. 또 고객에게 매수·매도 포지션에 대한 근거를 묻기로 했다.
[이종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