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증시가 이달 들어 20% 이상 급락하며 국내 증권사가 발행한 홍콩 항셍H지수(HSCEI) 관련 주가연계증권(ELS) 원금손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국내 증권사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증권주 투자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SCEI는 이달 들어 15일 기준 23.7% 하락한 6123.94에 마감했다. 2008년 이후 최저수준으로 전세계 주요 증시 중에서 하락폭이 가장 크다. 유럽계 자금의 이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제재를 둘러싼 미·중간 갈등 심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이에 대한 봉쇄조치 등이 급락의 이유로 꼽힌다.
홍콩 증시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던 국내 증시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가 발행한 HSCEI 연계 ELS의 원금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발행된 HSCEI 연계 ELS 규모는 19조원으로, 이중 급락하기 전 시점인 상반기에 12조원 가량 발행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홍콩 항셍H지수가 6000을 밑돌 경우 ELS의 원금손실구간(knock-in·녹인)에 진입하며 5500을 하회할 경우 본격적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발행 HSCEI 연계 ELS의 항셍H지수대별 원금손실 물량은 5500시 2조1940억원, 5000시 3조4880억원, 4500시 8430억원, 4000시 1조9650억원, 3500시 7870억원수준이다.
실제 홍콩 증시가 추가 하락해 국내의 HSCEI 관련 ELS의 원금손실이 발생할 경우 국내 증권사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KB증권에 따르면 과거 해외 주요국 지수 급락시 국내 증권사의 ELS 운용손실이 발생했을 경우는 2015년3분기, 2018년4분기, 2020년1분기 등으로 당시에 모두 증권사의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발생으로 전세계 주요 증시가 동반 급락했던 2020년1분기에는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HSCEI 급락에 따라 (증권사의) ELS 운용손익 악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ELS 운용 손실 부담은 올해 1분기 증권사 실적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에 비해 충격은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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