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미국 CNBC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설문조사를 인용해 미국 기관투자자들이 꼽은 위험 1순위가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전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물가가 지속적으로 급등하는 것)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침체 현상을 말한다. BOA가 1조달러 이상 자산을 운용하는 펀드 매니저 34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62%가 스태그플레이션을 가장 우려되는 문제로 꼽았다. 한달 전(30%)보다 급증한 수준이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약한 후 물가 급등세가 더 확대된 탓에 커졌다.
세계 경제성장 기대치도 위축됐다. 응답자들은 세계 경제가 2008년 9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응답자의 44%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가장 큰 세계 경제 '꼬리 위험'이라고 꼽았다. 꼬리 위험은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한 번 벌어지면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리스크를 말한다. 한편 응답자의 21%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봤다.
이런 가운데 펀드 매니저들이 응답한 포트폴리오내 현금 비중 평균치는 5.9%였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수준이다. 이들은 은행과 소비재 업종 대신 기술주와 필수재, 유틸리티 부문 주식을 사들였다. 또 소형주 대신 대형주로 투자 대상을 바꿨다. 은행주는 기준 금리 인상 수혜주로 통하지만 이미 선반영됐다는 판단에 따라 그간 낙폭이 큰 대형 기술주로 투자처를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펀드 매니저들은 유럽 시장에서 미국 시장으로 돈을 옮겼다고 답했다
한편 응답자들은 인플레이션압박 탓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총 5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봤다. 마이클 하트넷 BOA 최고투자전략가(CIS)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전반적으로 경기침체에 무게가 실린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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