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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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번 FOMC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부분은 금리 인상 폭과 향후 계획이다.
현재 시장에선 미국 기준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인상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25bp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25bp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어 향후 빅스텝(50bp 인상)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 금리 인상 일정에 빅스텝이 포함될 가능성, 금리 인상 횟수와 시기에 대한 가이던스가 부족한 상황인 만큼 점도표(dot plot)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시모나 모쿠타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자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5bp는 주어진 숫자이기 때문에 이후 금리 인상이 더 중요하다"며 "올해 안에 많은 일이 있을 수 있고 불안정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미래가 더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물가 전망치 조정 여부와 수정 폭도 이번 FOMC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 상황이 악화일로에 있고, 증시나 금리 인상 계획 등에 주는 영향도 크기 때문에 3월 FOMC에서 공개될 미국 경제 전망치 중 물가 부분을 관심 있게 봐야 한다는 것이다. 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아직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채 전망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12월 연준은 올해 인플레이션 수준을 2.7%로 전망했다. 시장에선 인플레이션이 이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월가에선 올해 인플레이션 수준을 4%로 보고 있다. 3월 FOMC에서 물가 전망이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양적 긴축과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도 주목해야 한다. 3월 FOMC에선 양적 긴축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양적 긴축이 시작될 시점과 속도, 예상되는 종료 시점 등에 대한 힌트를 이번 3월 FOMC에서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적정 대차대조표 규모에 대한 FOMC 내 컨센서스가 팬데믹 이전 수준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20%(현재 37%)로의 복귀를 지지하고 있고, 파월 의장은 양적 긴축에 3년 정도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언급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월평균 1000억달러 내외 속도로 대차대조표 축소가 진행돼 2025년 중반께 양적 긴축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3월 FOMC 이후 미국이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로 접어들면 투자자들도 기존 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쳐 시장에 공포 심리가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올해 들어 91.39% 오르며 14일 31.77을 기록했다.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티로프라이스의 데이비드 지룩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시장에는 단기적인 공포 심리가 너무 많이 반영돼 있어 장기투자자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주가가 떨어졌어도 펀더멘털에는 변함이 없는 종목을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 시기에 가장 관심을 받는 금융주에 주목했다. 금리가 인상되면 대출 금리가 먼저 오르기 때문에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돼 금융기업 실적이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룩스 CIO는 올해 주가가 조정을 받았고 러시아 관련 사업 비중이 작은 종목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BAC)와 웰스파고(WFC)를 꼽았다. 두 종목 주가는 최근 한 달간 각각 13.79%, 14.59% 하락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금리 인상 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금융주가 아니었다. 블룸버그와 미국 스트라테가스증권이 지난 30년간 금리 인상 후 S&P500 기업 주가의 연간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을 보인 것은 기술 섹터(20.6%)였다. 그다음 부동산(12%), 에너지(11.9%), 헬스케어(9.7%), 인프라 산업(8.3%)이 뒤를 이었다. 이들 5개 분야만이 같은 기간 S&P500(7.8%)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단 블룸버그 분석에는 1990년대 금리 인상기 기록이 많이 포함됐고, 이때는 정보기술(IT) 버블이 있던 시기라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한편 3월 FOMC와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지속적으로 증시에 불안함을 더하고 있다. 지정학적 위기가 석유, 니켈 등 원자재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 이전에도 높았던 물가는 전쟁 후 천정부지로 솟은 원자재 가격을 더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기업활동에 큰 영향을 주는 유가는 최근 들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관련 회담 성과에 따라 큰 폭으로 움직이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3월 초 배럴당 130달러에 육박하던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4일 103.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8% 이상 급락하며 10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회담이 재개된다는 소식 영향이 컸다.
[이종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