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원화값이 연일 급락세를 보이며 1240원 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외환시장의 달러 선호심리가 확산해 단기적으로 1260원 선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일 대비 10.3원 내린 1242.3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달러당 원화값이 1240원을 밑돈 건 2020년 5월 25일 1244.2원 이후 약 1년10개월(659일) 만이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5원 내린 1237.0원에서 출발한 후 시간이 갈수록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 달러는 원화뿐만 아니라 대부분 통화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1 선에서 움직였다. 달러인덱스가 높다는 건 현재 달러가 강세임을 나타낸다. 달러인덱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감이 고조됐던 지난해 3월 100까지 치솟은 바 있다.
전날 서방과 러시아 간 직접 충돌 가능성이 부각되며 달러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극대화됐다. 러시아의 외환보유액 대부분이 서방국가들 금융 제재로 묶여 있는 가운데 디폴트(채무 불이행) 현실화 가능성도 달러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는 16일 1억1700만달러 규모 국채 이자 지급을 앞두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3일(현지시간) 미국 CBS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채무 불이행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러시아는 갚을 돈이 있지만 접근할 수 없다"고 말했다.
15~16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점도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미국의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7.9% 상승하는 등 미국은 경기 둔화 우려에도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카고상품거
전문가들은 달러당 원화값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서정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