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매력에 약세장에서 주가 방어가 우수한 통신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예상 배당률도 6%에 달해 인플레이션 헷징(위험 회피)에도 용이한데다 향후 새 정부 출범 시 신사업 성장 동력 강화 등 정책 모멘텀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통신 3사들은 세계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했음에도 준수한 주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시가총액 1위인 SK텔레콤은 지난달 말 바닥을 찍은 후 6.33% 상승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각각 같은 시기 2.07%, 3.86% 올랐다.
수급 상황도 나쁘지 않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SK텔레콤, LG유플러스 주식을 각각 586억원, 111억원 순매수했다. 달러당 원화값 약세로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빼내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 현황을 고려할 때 긍정적인 신호다.
통신주는 주가 변동폭이 크지 않아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로 분류된다. 때문에 러시아·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한 상황 속 투자 매력도가 높은 업종으로 손꼽힌다. 지난 2020~2021년 강세장 당시 상승폭이 성장주 대비 크지 않아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저평가 돼 있다는 점도 부각된다. 유·무선 통신이란 안정적 사업기반은 주가의 하방 지지력을 강화하고 있다.
고배당 이점도 풍부해 현재와 같은 물가 상승기 투자로도 유용하다. KB증권에 따르면 이달 초 주가 기준 통신 3사의 기대 배당수익률은 6~6.3%에 달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통신업종의 배당 정책은 매년 증가하는 형태로 변화함에 따라 배당 매력에 눈에 띄는 시점"이라며 "무선 통신사업의 마케팅 비용 역시 하향 안정화가 지속되면서 실적 성장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대선이 마무리됨에 따라 요금 관련 규제 리스크 우려도 소멸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히려 디지털 전환을 위한 5~6G(5~6세대 통신) 개발과 더불어 모바일 엣지 컴퓨팅, 양자정보통신 기술 개발 등이 통신사들의 신성장 모멘텀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업계에선 KT의 경우 향후 핵심 사업 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이 주가의 상승 동력을 이끌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KT는 클라우드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 부문을 분할하는 등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 KT는 본사 사업군이 방대하고 40여개가 넘는 자회사가 존재해 불필요한 영업비용 발생하고 의사결정이 느리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세금·배당성향·배당지급여력을 감안할 때 KT가 지주사로서 높은 할인율을 적용 받는다고 해도 현재보다는 시가총액이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의 경우 통신주 중 저평가 매력이 가장 큰 종목이다. 올해 추정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각각 6.8배, 0.7배에
임예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의 현 주가는 역사적 최하단 수준"이라며 "배당 성향이 경쟁사 수준으로 상향된 지금 더 이상 저평가의 이유도 사라졌다"고 밝혔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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